험난했던 4년 반 딛고 연임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입력 2011-06-22 06:26 수정 2011-06-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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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 속에 연임이 확정되면서 험난했던 지난 4년 6개월간 그의 행보가 회자되고 있다.

임기 초반 그는 문화적 차이에 따른 오해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성, 설득과 중재를 바탕으로 강약을 조절하는 외교, 조용한 화합의 리더십은 모든 오해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특히 이 시기는 서방의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불안,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부상, 중동ㆍ아프리카의 민주화 등 어느 때 못지 않게 격변의 시기였던만큼 반 총장의 이 같은 능력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2007년 1월 취임한 반 총장은 초반부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설득과 중재를 앞세운 반 총장의 동양적 리더십에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자신의 잣대를 들이댄 서방 선진국으로부터는 '존재감과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개발도상국들은 '친미적 인사'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리더십은 인권과 민주주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강력한 대처로 빛을 발하고 재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8년 5월 최악의 사이클론 재해 이후 미얀마가 외국의 구호 활동을 봉쇄해 50만명의 미얀마 이재민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미얀마 군부를 설득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올해 초 중동의 민주화 사태가 발생하자, 그는 한국의 민주화 경험을 바탕으로 아랍의 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정당성을 잇달아 언급했고 코트디부아르 사태에 대한 유엔의 군사 개입을 주도했다.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대를 탄압하는 무아마르 카다피에게도 즉각적인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침공해 가자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평화적 중재를 위해 열흘 동안 8개국가를 옮겨 다니며 협상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의 강력한 리더십이 회원국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는 그가 취임 이후 보여준 발로 뛰는 외교도 한 몫 했다.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취임 이후 한 달에 평균 지구 한 바퀴를 돌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67번째 생일도 남미를 순방 중이던 지난 13일 버스 안에서 보냈을 정도다.

기후변화를 글로벌 어젠다로 끌어 올린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반 총장의 공이다.

그는 2009년 9월 150여개국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세계 기후회의에서 "기후변화는 경제적 재앙을 가져 올 수 있다"며 "지금부터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각국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했다.

또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과 에너지 효율 문제에도 집중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녹색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재원 확보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물론, 지난해 말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견 등으로 큰 소득 없이 끝나면서 유엔의 기후변화 대처 동력이 일정부분 상실된 것은 사실이지만, `후세를 위해 지구를 더 이상 오염시켜서는 안된다'는 그의 노력은 2기 체제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엔 내 여성 고위직을 늘리고 여성인권 침해와 관련된 문제를 전담할 유엔 조직인 유엔 여성기구(UN Women)를 발족시키는 등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 전세계 비핵화와 아동인권 신장 노력 등도 반 총장 1기의 큰 성취로 평가 받고 있다.

취임 후 자발적으로 재산을 공개하면서 유엔 고위직들의 재산 공개를 유도한 것이나, 유엔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강력한 자정 노력, 각종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 등은 `철밥통'으로 불려온 유엔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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