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 부는 女風] '모던한 전통한과' 세계인 입맛 사로잡아

입력 2011-06-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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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씨엠 심영숙 대표

우리의 전통 과자를 현대적 감각과도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해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교동씨엠 심영숙 대표.

심 대표는 우리 농민과 직접 계약 재배를 맺고 식품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30가지가 넘는 제품의 품질 안정화를 추구하며 한과의 대중화, 글로벌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토종에 모던 입힌 과자로 승부수

▲교동씨엠 심영숙 대표. 심 대표는 우리의 전통과자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고시볼을 개발해 대중화,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교동한과 인기 제품 중 하나인 고시볼은 3년 간의 개발기간을 통해 탄생한 천연과자로 찹쌀을 숙성시켜 동결 건조한 여러 제철 과일을 입힌 한과다.
결혼 20년 만에 한과사업에 뛰어든 교동씨엠 심영숙 대표. 특히 토종 과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심 대표가 사업에 앞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는 외국인들의 긍정적 반응이라고 말한다.

심 대표는 “남편이 무역업을 하다 보니 바이어들을 상대할 때가 많다”며 “그들에게 우리 과자를 만들어 선물하면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조선 등 돈되는 사업은 많지만 정작 우리것을 외국인에게 알리고 선물할 수 있는 아이템은 부족하다”며 “김치와 김은 좋은 식품인 반면 선물용으로 유통기한 등 애로사항이 있어 ‘한과’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심 대표는 한과를 통해 모던한 디자인과 현대적 맛의 감각, 그리고 기성세대를 위해 클래식한 맛을 함께 추구한다.

전통을 이어가려면 모던함이 같이 따라가야 한다는 게 심대표의 지론. 그는 “한과는 찹쌀을 이용한 발효과자로 이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제조방법”이라며 “발효과자를 외국인이 좀 더 먹기 쉽게 개발하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동한과가 개발한 제품들은 강정, 유과, 매작가 등 가짓수만 30가지 이상이다. 특히 ‘고시볼은’ 그 인기가 대단하다.

‘고시볼’은 찹쌀을 숙성시켜 동결 건조한 여러 제철 과일을 입힌 순수 천연자연과자다. 3년간의 개발기간에 걸쳐서 나온 작품으로 지난 2008년 ‘과일 및 곡물을 이용한 천연 발표과자’ 특허를 출원했다.

이처럼 과자 개발 기간은 물론 개발 후 완제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기간도 보름 이상 걸릴 정도로 그 정성도 대단하다. 김 대표는 “조상이 물려준 전통 과자는 우리 문화와 같다”며 “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겸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이템이 신선해 백화점에서 ‘러브콜’

심 대표는 의례히 중소기업 대표로 영업과정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덜 겪었다. 아이템이 독특하면서도 소비자를 끌기에 요소들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시볼을 비롯한 여러 제품들은 전통을 살리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점들을 고루 갖춘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졌다. 심 대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았다.

그는 “오히려 고객들이 먼저 찾는 제품이 되기까지 제품을 잘 만드는 데에만 총력을 기울였던 게 득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뿐 아니라 유통 채널의 가장 상위 등급인 백화점에서 먼저 입점 제안을 해 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 대표가 발로 뛰는 영업을 하기도 전에 백화점에 첫 입점을 하게 된 것.

▲교동한과가 생산지와 직접 계약 재배를 거쳐 원재료 품질을 선별 검수해 개발한 한과 세트.
▲통곡식을 접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씹어 먹는 선식 및 식사대용으로 만들어진 한들곡식.

심 대표는 이 모든 결과가 여성이었기에 오히려 유리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모님께서 음식솜씨가 좋을 뿐 아니라 20년 주부생활이 맛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이를 사업에 접목시키다 보니 경쟁력을 가지면서도 여성스럽게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심 대표는 이제 약 1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성수기에는 판매사원까지 더하면 직원이 무려 400여명에 달하며 협력업체만 50개다.

심 대표는 “앞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 보다는 제품을 양적이 아닌 질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가 더 강하다”며 “매출에 신경쓰다보면 전통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이 먼저 찾는 ‘고시볼’

교동한과 고시볼은 외국인을 위한 최적의 선물로 오히려 외국인이 먼저 찾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해외 바이어 상대를 많이하는 대기업도 고시볼 사랑에 빠져있다.

심 대표는 “현재 외국인 뿐 아니라 삼성 등의 대기업들도 바이어 선물용으로 상당히 구매 의뢰를 많이 한다”며 “특히 바이어들과의 회의 시 ‘소리 안나고 영양은 좋은 다과’로도 인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시볼이 외국인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남편 회사 바이어들이 테스트 베드가 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바이어들이 제품 출시 전 맛에 대한 평가를 해준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고유한 과자가 탄생했고 다행히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과자인 만큼 심 대표는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진출이 아니더라도 벤더들에 의해 외국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 대표는 “특히 마땅한 선물거리가 없어 늘 고심하는 외교관들이 종종 연락을 해 온다”며 “그들은 외국에 나가 우리 대표 브랜드로 우리것 이라고 소개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외국에 우리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패키지 개발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포장 디자인 역시 교동만의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심 대표는 “맛있는 과자를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그것을 담아내는 것까지 우리의 책임”이라며 “과자에 어울리는 컬러, 시뮬레이션 연구, 심지어 디자인 선 하나만으로도 며칠을 고민할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시볼은 심지어 기내식으로도 들어가며 유명한 한국식당에서도 후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심 대표는 최근에 불고 있는 차(茶) 열풍에 힘입어 고시볼과의 연계 사업도 꿈꾸고 있다. 그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고시볼을 많이 사간다”며 “차와 고시볼을 매칭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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