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주가 대지진 후 32% 급락

입력 2011-06-22 09:33 수정 2011-06-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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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왕국’ 소니의 날개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TV 부문의 부진은 계속되고 네트워크 시스템은 해커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면서 투자자 이탈이 심각해지는 등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쇠망치 경영’으로 과거 위기의 소니를 구해낸 하워드 스트링거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마저 확산하고 있다.

3월11일 대지진 이후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9.3% 빠지는데 그쳤지만 소니의 주가는 무려 32%나 미끄러졌다. 이는 파나소닉(-15%) 도요타(-12%) 캐논(-2.6%) 등 다른 대형주들과 비교해도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21일에도 소니 주가는 1911엔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이자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소니의 부진에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도 한숨이다. 더 이상 소니의 실적 개선을 이끌만한 호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니는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순이익이 800억엔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회계연말 발생한 대지진 여파로 2595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소니는 하지만 TV 사업 부문은 8년 연속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수익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대지진은 비용 절감을 통해 TV 부문을 회생시키려던 소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소니는 지난해 750억엔의 손실을 끝으로 TV 부문의 흑자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대지진으로 부품난이 빚어지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 적자행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온라인 비디오 게임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에 해커들의 침입이 끊이지 않는 것도 소니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지난 4월말 불거진 해킹으로 1억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래 소니의 네트워크는 전세계에서 바람잘날이 없다. 소니 측은 시스템 보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떠난 지 이미 오래다.

신킨자산운용의 후지와라 나오키 펀드매니저는 “주가순자산배율(P/BRatio)을 감안했을 때 소니의 주가는 저평가됐다”면서 “그렇다고 그것이 적극적인 매수를 유발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겹악재로 인해 매수세를 유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소니의 목표주가를 2800엔에서 2700엔으로 낮췄다. 앞서 지난달에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해커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3분기까지 실적 회복 전망이 서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모든 화살은 스트링거 CEO에 향하고 있다. 스트링거 CEO는 올초 애플과 삼성전자 등을 의식해 소니를 ‘네트워크 가전 왕국’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내세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책 없는 계획으로 오히려 비난만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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