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트렌드]와인, 대륙인 입맛 따라 쓰고 달고

입력 2011-06-22 11:00 수정 2011-06-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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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이후 고급와인 가격 상승세 주춤...중국 인기 와인 라피트 가격 30% 떨어져

▲런던인터내셔널빈티지(Liv-ex)100지수
럭셔리 와인시장이 중국의 입김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 급등세를 보였던 고급 와인 가격이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고급 와인가격의 흐름을 보여주는 런던인터내셔널빈티지(Liv-ex)100지수는 지난해 12월 336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0% 급등했다.

특히 중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샤토 라피트 로칠드’의 가격이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9년산 빈티지 가격은 병당 1000유로(약 154만5960원)를 호가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최근 중국의 와인투자가 급감하면서 명품 와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신 와인투자 특별판을 통해 보도했다.

고급 와인가격의 상승세는 특히 올해 중국의 춘절이 지나면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Liv-ex100지수는 3%대 상승률을 나타내며 357까지 올랐다.

지수는 그러나 최근 3개월간 부진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358을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

실제 런던거래소의 보르도와인 라피트 가격지수는 30% 급락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샤토 라피트 로칠드 와인 숙성고
프랑스 보르도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와인선물시장(en primeurㆍ wine future)에서 2010년 빈티지 와인 판매는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와인선물시장은 와인 제조업체들이 오크통에 들어있는 와인을 병에 담기 전에 선거래하는 것으로, 매년 4월과 6월 사이 열린다.

지난해 와인선물시장에서는 와인 투자자 및 애호가들이 중국 등 아시아권의 와인 수요 증가에 베팅하면서 2009년 빈티지 와인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

가격 급등과 함께 올해 투자자들이 ‘와인 버블’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도 와인 매수세 위축의 배경이다.

와인애셋매니지먼트의 윌 벡 펀드매니저는 “동일본 대지진, 중동의 정세불안, 그리스 채무위기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고급와인 투자가 정체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와인 선호도가 ‘샤토 무통(Mouton) 로칠드’과 ‘샤토 오 브리몽(Haut Brion)’으로 옮겨가면서 라피트 시대가 저물었다고 주장한다.

라피트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슈퍼 세컨드 와인’ 시장도 톡톡한 반사익을 누리고 있다.

슈퍼 세컨드 와인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늘면서 투자매력도 높아진 것이다.

빈티지와인펀드의 앤드류 데이비슨 펀드매니저는 “중국의 왕성한 슈퍼 세컨드 와인 수요로 인해 공급물량이 줄면서 가격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어 설명

슈퍼세컨드 와인: 프랑스 보르도의 2등급 와인 가운데 품질이 1등급에 준해 손색이 없다고 인정받는 와인을 말한다. 1등급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팔머, 몽로즈, 코스 데스투르넬, 레오빌 라스 카스, 피숑 라랑드 등이 대표적인 슈퍼 세컨드 와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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