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송금세 인하 촉구

입력 2011-06-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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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한시적으로 낮추는 ‘세금휴일’ 제안

미국 기업들이 해외 이익의 국내송금을 가로막는 ‘송금세’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 대기업이 의회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 “송금세 세율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종전 35.00%에서 5.25%로 낮추는 이른바 ‘면세기간(Tax Holiday)’을 제안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기업들은 면세를 통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와 연방정부의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로비스트들은 면세 조치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이 1조달러(약 1078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미국 경제에 공급할 수 있다면서 이는 양적완화 이후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현재 쌓아놓은 자금은 막대하다.

애플이 120억달러, 구글은 17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290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이 해외에 있다.

듀크에너지의 짐 로저스 최고경영자(CEO)는 “해외이익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직간접적으로 1만5000~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듀크는 130억달러의 해외이익을 아직 미국 내로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미국은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세금휴일 제도를 시행해 무려 3120억달러에 달하는 돈이 미국으로 들어왔으나 92%가 주주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쓰였다.

다국적 기업인 머크는 당시 159억달러의 해외이익을 미국으로 송금했으나 오히려 미국 내 고용인원과 자본지출을 꾸준히 줄였다고 NYT는 전했다.

머크의 미국 내 직원 수는 지난 2005년 3만1500명에서 3년 후 2만8800명으로 줄었다.

미국 의회는 면세를 통해 들어온 자금 용도를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한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감독할 만한 실질적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 당시에도 해외 송금 자금을 임원진 보상과 자사주 매입 등에 직접적으로 쓸 수 없도록 규제했으나 기업들은 이를 빠져나가는 수 많은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여전히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실업률이 9%가 넘는 상황에서 송금세 인하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합의를 이끌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NYT는 전했다.

전미서비스노조(SEIU)의 앤디 스턴 전 위원장은 “송금세 인하가 장기적으로는 정부 세수를 800억달러 줄일지라도 사람들이 지금 당장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면서 “기업들이 해외이익을 국내로 송금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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