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거래소들, ‘네이키드 액세스’ 금지 연장 요구

입력 2011-06-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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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브로커-딜러 역할 애매

미국 증권거래소들이 7월14일로 예정된 ‘네이키드 액세스(Naked Access)’ 금지 기한을 11월말까지 연장해달라고 나섰다.

BATS글로벌마켓, 다이렉트엣지 등의 전자거래소와 나스닥OMX그룹, NYSE유로넥스트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이들 거래소는 서한에서 “산하 브로커-딜러(브로커로서의 업무와 딜러로서의 업무를 겸하는 회사)의 역할을 둘러싸고 해석상의 문제가 있다”며 “내달 14일 네이키드 액세스 금지 만료에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자 하니 준비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SEC는 작년 11월 규제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극초단타 매매자들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거래상의 오류로 인한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함이었다.

네이키드 액세스도 당시 금지 규정에 포함됐다.

네이키드 액세스는 극초단타 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 회사의 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트레이더가 브로커를 관리하는데 번거로워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SEC가 준비하는 새로운 규정에서는 브로커-딜러에게 고객의 거래에 대해 일정한 재무상ㆍ규제상의 확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브로커-딜러가 고객의 신용ㆍ자본의 전체 규모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확인,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브로커 등 시장 참가자들은 새로운 규정에 대비해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새로운 규정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고 WSJ는 전했다.

대체거래시스템(ATS)을 운영하고 있는 BIDS트레이딩의 팀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7월14일에 대비하고 있지만 단계적인 이행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들은 SEC에 보낸 서한에서 브로커-딜러 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면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새로운 규제 적용에 따른 비용이 규제 당국의 예상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WSJ은 거래소들의 요청에 따라 SEC의 시장 개혁이 또 연기될 것으로 보고, 다만 연기되더라도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SEC는 작년 가을 공매도 관련 규제의 적용 시기를 연기한 데 이어 현재는 도드 프랭크 법안으로 불리는 금융규제개혁법 일부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용어설명> 네이키드 액세스(naked access)

증권사 등 중개업체들이 주로 기관투자가인 극초단타 매매자들에게 빠른 주식 매매가 가능하도록 전산처리 시스템을 유료로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남들보다 한발 빨리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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