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4 전당대회 막이 오르자 너도나도 朴心 잡기에 혈안이다.
가장 적극적 이는 4선의 홍준표 의원이다. 이미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며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임을 자처한 홍 의원은 최근 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를 야당의 공격에서 보호하겠다”며 “우리 대선후보에 가할 무차별 공세를 막는 전사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의 구애에 친박계 또한 화답하는 형국이다. 중진들을 중심으로 우호적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두 사람이 모종의 ‘딜’을 주고받았다는 얘기마저 전해졌다. 박 전 대표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전략적 연대설은 사실처럼 굳어졌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만한 대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 말했고, 또 다른 핵심의원도 “표면적 다수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대항전선이 일어날 수 있어 걱정”이라고까지 했다.
반면 친이계, 특히 친이재오계는 홍 의원의 ‘월박’을 단정하며 원희룡 의원을 통한 전선 구축에 나섰다.
朴心을 향한 구애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출마 선언한 원희룡, 권영세 의원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천막당사 정신’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원 의원은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6.3회동을 강조하며 ‘화합’을 기치로 내걸었고, 권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진짜 천막정신 계승자”라며 원조를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 또한 22일 “여성 대표는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데 카펫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남경필 의원은 친박계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의 정책적 연대를 통해 朴心에 접근하려 애쓰고 있다. 가장 먼저 출마 깃발을 내건 박진 의원도 ‘천막정신’을 강조하며 연대 방향을 모색 중이다.
당 일각에선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이들 6명이 당초 범친이계였다는 점에서 “현 여권 역학구도를 명백히 보여주는 흐름”이란 평가다.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미래권력의 눈 밖에 나서는 정치공간을 열 수도, 미래를 담보할 수도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당 핵심관계자는 “당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평가되던 김무성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것 역시 박 전 대표와 좋지 못했던 관계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이를 지켜본 후보들은 최소한 ‘너는 안돼’라는 낙인이라도 찍히지 않기 위해 박 전 대표에게 다가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朴心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