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행 우려에 주가 '조마조마'

입력 2011-06-23 09:30 수정 2011-06-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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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삼성생명·KB금융 등 약세 못면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이 기업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2일 주식시장에서 기업은행은 전일대비 9.98% 하락한 1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장 마감 후 기획재정부가 기업은행 지분 8.4%(4580만주)를 대량매각(블록세일)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며 주가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이 날 오전 일상적인 수요 조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해 주가의 낙폭은 오후 들어 더욱 커졌다. 기업은행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버행이라는 변수 때문에 찬물을 맞은 꼴이 됐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은행처럼 실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버행으로 주가의 부진을 보이는 기업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지난달 30일 상장 후 최저가인 8만8300원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주가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으면서 9만4500원(22일 종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신세계(지분율 11.07%)와 CJ(5.49%) 등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주가는 지난해 순이익 2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11만원을 한참 밑돌고 있다.

KB금융 역시 금융지주회사법상 9월까지 전량 매각해야 하는 자사주 9.05%(약 3500만주)가 주가의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 KB금융은 7575억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기록, 2007년 1분기 이후 최고의 성과를 거뒀지만 주가는 5만300원(22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LG유플러스도 한국전력공사의 보유 지분이 부각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점유율이 5월말 기준 13%까지 늘었고 다음달 LTE(4세대 이동전화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주가는 5000원대를 못 벗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기업의 오버행과 주가,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 매입 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버행은 돌발리스크라 일률적인 예방책이 없다”며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힘들기 때문에 항상 오버행 물량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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