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등으로부터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가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쌍벌제(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도 처벌)시행 이후 정부가 의사를 법정에 서게 한 첫 사례로, 향후 리베이트 근절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정부합동 의약품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22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의약품 납품 대가로 수십억원대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의사와 약사, 병원간부, 의료법인 임원, 제약업체 대표 등 11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규모는 38억대로 정부가 합동 조사반을 꾸려 적발한 최대 규모이다.
리베이트 제공은 교묘히 이뤄졌다.
전담수사반에 따르면 한 제약업체 사장은 약품 사용 후기 설문조사를 빙자해 10억원의 리베이트를 뿌렸다가 적발됐다. 이 돈을 받은 의사 212명에는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유통업체 S사 대표 조씨는 2009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7개 병원에 리베이트 선급금 9억여원을 제공하고 이와 별도로 23개 중소 병·의원, 약국에는 월 매출액의 일부를 모아 2억80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2월에는 경남 진주에서 개원 준비 중인 병원에 납품업체 선정 대가로 8억여원을 무상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제약회사 대표에게 7000여 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사무관계자, 의약품 도매상 대표 등 6명은 약식 기소됐다.
이밖에도 2009년 1월∼2010년 말 전국 병·의원, 약국에 총 38억여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중견 제약회사 K사 대표 이모(58)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창 부장검사는 “쌍벌제 시행 이후 여전히 억대의 리베이트 선급금이 오가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