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동신아파트가 '쌍용 예가 클래식'으로 재탄생했다.
내진 성능은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화됐으며, 가구당 면적과 주차 공간 등도 크게 늘었다. 가구당 2~3억원 건축비를 분담했으나 리모델링이 완성되면서 가격이 4억원 정도 상승해 사업성 면에서도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건설은 1978년 완공된 지하 1층~지상 12층의 복도식 아파트였던 동신아파트 5개동 384가구를 리모델링해 지하 3층~지상 최고 13층의 계단식 아파트로 새단장했다고 23일 밝혔다.
2008년 11월 시작된 공사는 지난 5월 마무리됐다.
가장 큰 변화는 진동흡수장치인 댐퍼(Damper)를 이용한 내진기능이다. 쌍용건설은 모든 층의 주요 벽체 상하부에 가로ㆍ세로 1m, 두께 1.2㎝짜리 철판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댐퍼를 끼워넣는 제진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벽체와 기둥, 보의 양을 늘려 내진 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 또 안전성도 탁월해 신축 아파트의 내진 기준(진도 6)보다 높은 진도 7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
또 기존 바닥과 벽체 일부를 가벼운 자재로 대체해 건물 하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1개동(105동) 1층을 필로티로 변경하면서 1개층을 위로 올려 13층으로 증축했다. 나머지 4개동은 기존 층수를 유지했다.
공사비는 3.3㎡당 평균 320만원 선으로 재건축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다고 업체는 전했다.
가구별 면적은 최소 26.5㎡에서 최대 54㎡까지 늘어나 침실과 욕실이 하나씩 더 생겼고, 안방 드레스룸 등 편의시설도 추가됐다. 지하 주차장을 신설해 주차대수가 181대에서 414대로 증가했다.
지상 주차장이 있던 자리는 정원과 분수대, 산책로, 조각상 등이 어우러진 이탈리아풍 조경으로 꾸몄고, 각 동의 지하 1층에는 1.7㎡ 규모의 가구별 락커와 문고, 회의실, 실버센터 등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다만 전체 가구의 69%에 달하는 264가구의 구조 변경이 '앞뒤 늘리기'에 그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137㎡와 171㎡, 232㎡ 등 각 동 측면에 위치한 가구는 앞뒤ㆍ옆까지 3방향으로 증축이 가능해 거실과 방 2개가 남향으로 배치된 3베이(Bay) 구조가 나왔지만, 정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132~133㎡와 83~84㎡는 2베이에 만족해야 했다.
실제 93㎡에서 132㎡로 리모델링한 가구를 둘러본 결과, 면적은 대폭 늘었지만 방과 주방 등은 3방향으로 증축된 137㎡ 가구에 비해 훨씬 좁아 실용성이 떨어졌다. 수직증축이 허용되지 않아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쌍용건설측의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수직 증축이 허용되지 않아 건물 가장자리의 일부 가구들만 3방향 증축이 가능했다"면서 "이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앞뒤만 늘어나는 리모델링 공사는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민들은 가구당 27~54㎡의 아파트 면적을 넓히면서 1억2000만~3억7000만원 정도의 건축비를 분담했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서 아파트값은 평균 4억원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 사업 시작 전인 2006년 6억원에 거래된 93㎡(공급면적)가 리모델링을 통해 39.46㎡ 넓어진 133.07㎡가 되면서 매매가는 10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96㎡(7억5000만원)도 136㎡로 넓어지며 11억6000만원에, 122㎡(9억원)도 171㎡로 넓어지며 13억5000만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