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약발이 안 통했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소비자는 물가 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한은의 조사는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13일~20일 동안 진행했다. 지난 1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평가할 일”이라지만 당장 소비자의 물가 시름을 덜진 못했다.
특히 구간별로는 4.0%~4.5% 범위에서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가구는 2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에 비해서도 3.0%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농수산식품 가격과 수입물가 하락에도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았다”며 “물가상승의 2차 파급에 대한 염려가 지수에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위주에서 공업제품과 서비스 요금 등 근원물가로 상승세가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102를 기록했다. 6개월 뒤의 경기를 판단하는 향후경기전만CSI가 5포인트 하락한 86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부정적인 질문이 늘었다.
가계부채전망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증가한 104로 부채가 늘어날 것이란 대답이 늘었다. 특히 소득이 100만원대인 가구의 가계부채전망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107을 기록했다. 저소득층일수록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