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의 요구로 열린 2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합의안 뒤집기를 촉구했으며, 이에 김진표 원내대표는 ‘선(先) 방송법 개정-후(後) 수신료 인상 검토’로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KBS 사장 선임 문제 등 공정방송을 위한 선결요건이 안되면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다수 최고위원들의 입장을 반영해 여야 합의안을 파기한 것이다.
천 최고위원은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지금 한나라당 2중대냐가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몸싸움을 해서라도 막아야 할 건 막아야지 미리부터 표결 처리해준다고 하면 어떡하냐”며 성토했다. 그는 “방송법 개정이 돼도 1000원 인상이 타당한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측 관계자도 “김 원내대표가 소프트랜딩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도 합의안을 파기한 김 원내대표를 향해 역공에 나섰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민주당내 일부 강경파의 목소리에 떠밀려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는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어떻게 원만한 국회 운영을 다짐할 수 있겠는가”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후폭풍에 대해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지난 22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이 합의를 무시하고 전체회의에서까지 수신료안 날치기를 시도해 긴급 대책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혼란만 준 것을 사과한다”며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한 KBS 수신료 인상은 결코 할 수 없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김인규 KBS 사장을 출석시켜 정치적 독립성, 지배구조 개선, 수신료 인상 수준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