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공화당이 제출한 리비아 군사작전과 관련된 전비 삭감안을 부결시켰다.
하원은 24일(현지시간)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180표, 반대 238표로 전비삭감안의 통과를 무산시켰다.
전비삭감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 군사개입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뒤 이에 반발하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주도한 것이다.
이는 리비아 군사개입을 주도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정찰 등 지원 임무는 계속 수행토록 하되, 미군의 직접 공습은 하지 못하도록 자금지원을 중단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89명이 지도부의 방침에서 이탈해 반대표를 던졌다.
하원은 이에 앞서 또다른 표결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성격의 민주당이 제출한 리비아 군사개입 지지 결의안도 부결시켰다.
찬성 123표, 반대 295표로 부결된 이 표결에는 민주당 의원 70명이 반대로 이탈해 공화당의 반대표 행사에 동참했다.
표결 결과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계속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의회 내의 강한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원의원들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전비 삭감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는 선택하지 않았다.
미 하원 내에서는 백악관이 지난주 리비아 군사개입에 대한 의회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전비삭감안 부결 소식에 "하원이 리비아 작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단호히 거부한 것에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