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로 비리의 온상이 된 금융감독원은 철밥통을 과감히 깨고 경각심을 고취 시키기 위한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과감한 조직개편을 시도했다.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내려온 2인자로 불렸던 수석부원장의 권한을 부원장 2명에게 분산 시켰다. 기획총괄, 소비자, 보험은 수석부원장이, 은행, 중소서민, 검사와 금융투자, 공시 및 조사, 회계는 각각 부원장 2명이 책임을 나눴다.
또한 국장급 85%, 팀장급 71%, 팀원 50%, 저축은행 검사인력 95%를 전면교체했다. 또 기업공시심사부서도 2년이상 장기근무자의 94%를 다른 부서로 발령했다.
피검기관과의 유착을 차단하기 위한 정지작업인 셈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 쇄신방안을 내놓았다. 금감원 출신 인사를 금융회사 감사로 추천하던 관행을 철폐하고, 금융회사 측 요청이 있어도 거절키로 했다.
이밖에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은 2급에서 4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으며 전 직원의 청렴도를 평가해 평가 점수가 낮은 직원은 인허가·공시·조사 등 비리가 발생할 위험이 큰 부서의 근무를 금지키로 했다. 비리발생부서 연대 책임부과, 내부고발제도 활성화 등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정부주재로 하는 총리실 금융감독혁신TF를 구성해 근본적인 부정부패를 차단하는 혁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에 단독조사권 분할 및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금감원의 이같은 부패척결 움직임에 따라 올해 금감원 출신 감사 선임은 현격하게 줄어들었으며 이미 선임된 감사의 재선임하는 비율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에 퇴임한 이석근 전 부원장보는 신한은행 감사직에 내정됐지만 이같은 조치에 사의를 표명했다.
또한 올해 초에 사임한 이정의 전 자본시장1국장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지만 금감원 부실감독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를 포기했다.
금감원 출신 대신증권 윤석남 감사는 지난달 재선임 됐지만 이를 고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금감원은 인력 적채현상으로 정년퇴직 3년 전에 퇴임 돼 감사 노하우로 금융기관 감사자리로 자리가 보전 됐지만 이제 이같은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