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를 새로 썼던 글로웍스가 28일 정리매매를 끝으로 29일 증시에서 퇴출된다.
박성훈 글로웍스 대표는 주가 조작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상태. 챙긴 돈만 700억원 규모로 주가 조작으로는 역대 최대규모다. 2000년 2월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을 창업한 박 대표는 벤처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회자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벅스는 2003년부터 무료 스트리밍 방식의 저작권 시비가 송사로 번지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2007년 9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벅스뮤직 사이트 영업권은 네오위즈에 매각, 사명도 글로웍스로 변경됐다.
재기를 노리던 그는 결국 2008년 8월 글로웍스 경영권을 되찾았고 2009년 12월 대표이사직에 다시 올랐다. 복귀 이후 그는 글로웍스를 해외 자원개발업체로 탈바꿈하고 몽골 금광개발사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보다는 몽골 금광회사 지분 인수(2009년 4월), 몽골 금광 시험생산 돌입과 채굴권 승인(6월), 사금광 추가 확보(7월), 금 생산 시작(9월) 등 허위 공시와 뉴스거리를 확대 재생산하며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 예상 매출액이 2조3700억원에 이른다는 허위정보를 발표해 주가를 불과 6개월만에 5배 수준으로 끌어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보유한 주식을 전량 매도해 703억원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웍스 주가는 2009년 8월 17일 2690원까지 치솟았지만 정리매매 첫날인 지난 20일 52원까지 추락했다. 글로웍스 주가조작의 피해자는 최소 2만명, 피해액은 약 35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본금 1억원으로 회원 1000만명을 확보하면서 벤처신화를 일궈낸 박성훈 대표는 수많은 개미들의 쌈지돈을 갈취한 주가조작 사범으로 전락해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벤처투자회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글로웍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이 회사의 금고에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의 자금으로 추정되는 175억원이 보관돼있던 사실을 최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