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 추락하는 스트링거 리더십

입력 2011-06-29 09:57 수정 2011-06-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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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총체적 난국...스트링거, 지난해 보수마저 깎여

소니의 추락과 함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도 힘을 잃고 있다.

스트링거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니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빗발치는 주주들의 비난 세례에 진땀을 뺐다.

2시간반 동안 진행된 주총에는 소니 사상 가장 많은 8360명의 주주가 참석해 네트워크 시스템 해킹으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주가가 침체됐다고 성토했다.

스트링거 회장은 이에 대해 사죄하는 한편 “소니의 주가 침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소니의 주가는 다양한 이유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회사는 3년 연속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TV 사업은 7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며, 태블릿PC에서도 애플을 따라 잡을 만한 신무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게임 부문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주주들은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애플에 비해 소니의 존재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면서 “최근 소니에서 사고 싶은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소니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면서 최근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000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순자산배율(PBR)은 0.8배로 1배마저 붕괴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회사의 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스트링거 회장의 거취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스트링거 회장은 일본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경영의 감독과 집행 기능을 분리하는 미국식 경영방식을 도입, 소니의 부활을 이끈 인물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치명상을 입은 데 이어 대지진, 해킹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이어지면서 스트링거 회장도 속수무책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히라이 가즈오 부사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스트링거 회장의 뒤를 이를 유력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는 부진한 TV 부문 개선 계획을 나타내 7년간의 적자 행진을 반전시키는 것이 소니의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일부 주주들은 신뢰 회복을 위해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스트링거 회장은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변혁의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일과 차세대 수장을 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트링거 회장은 3년 연속 적자의 책임을 지고 2010 회계연도 보수 삭감안을 수락했다.

소니가 28일 제출한 2010년도 유가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링거 회장의 보수는 8억6300만엔이었다. 이 중 현금은 3억4500만엔, 스톡옵션은 5억1800만엔이었다. 스톡옵션은 늘었지만 실적에 연동되는 현금 보수는 전년보다 6300만엔(16%) 줄었다.

도이치방크의 나카네 야스오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사태 수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와 TV, 네트워크 관련 제품으로의 이행이 너무 늦은 데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링거 회장은 최후의 카드를 내놨다.

네트워크 서비스를 중심으로 3D(3차원) 제품, 기술의 차별화, 신흥국의 4분야를 성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계 2위, 8000만명의 유저를 가진 디지털 플랫폼을 무기로 반격할 것”이라며 “디지털의 거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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