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영업점을 대거 확장하는 파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올해 들어 신규 개설한 영업점에 대한 반응이 좋자 이 같은 계획을 확대한 것이다.
씨티은행 고위 관계자는 30일 “향후 5년여에 걸쳐 영업점을 320개까지 늘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 등 전자금융을 통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점포 신설이 씨티은행의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현재 전국에 지점 215개, 출장소 4개 등 모두 219개의 영업점을 가지고 있다. 320개란 목표치는 이보다 101개가 더 많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영업점 개설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파격인 셈이다.
씨티은행의 이 같은 전략은 하영구 행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하 행장은 올들어 무인점포, 디지털 기능을 갖춘 스마트뱅킹 등 다양한 점포 개설에 주력했다.
올들어 압구정로데오, 방배서리풀, 도곡매봉 등 7개의 신규점포를 열었다. 신규점포를 개설한 뒤 현장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자 점포 확대를 추진한 것이다. 내부적인 검토 결과 320개까지 늘리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올해에는 신규점포를 15개 개설할 계획이다.
씨티은행의 점포 확장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점포의 신규 개설과 폐쇄 등 조정은 있었으나 220개 내외에서 크게 변하진 않았다.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외형 확대를 자제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하 행장이 무리하게 점포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