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투자로 1000억원대 손실을 봤지만 101억원을 투자해 2만182%(202배)의 수익률을 올린 최태원 SK회장. 446억원을 투자해 보유 주식(배당금 포함)은 2조1837억원을 만든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재벌 그룹의 오너 가족들이 계열사 물량을 몰아주기를 통해 10조원대의 재산을 증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0일 경제개혁연구소는 2010년 말 기준으로 계열사 부당 지원이 의심되는 29개 재벌그룹 85개 회사에 대해 지배주주 가족의 주식 시세차익과 배당수익 등을 분석한 결과, 190명이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등을 통해 9조9588억원의 재산을 늘렸다고 밝혔다.
재벌 오너 가족이 회사를 설립한 뒤 계열사의 물량을 집중적으로 몰아줘 매출을 늘리고 기업가치를 키운 것이다.
재벌 일가 190명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장 많이 부를 증식했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비스 등 핵심 계열사를 통해 2조1837억원의 이익을 얻었고, 최태원 회장은 101억원을 투자해 2만182%(202배)가 늘어난 2조 439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이 가장 많은 부를 증식한 것은 글로비스와 SKC&C의 상장차익 덕분이다.
1000억원대 이상 부를 증가시킨 재벌 일가는 190명중 13명으로,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최태원 회장 동생),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상위 10명의 부 증가액이 전체의 80.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은 “일감 몰아주기 등 회사 기회 유용과 지원성거래를 통한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행위가 재벌그룹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다”며 “이는 결국 회사의 소액주주에게 막대한 손해가 귀결되는 것이므로, 규율장치가 시급히 마련하다”고 지적했다.
채 연구위원은 “지원성거래에 대한 과세근거를 마련하고, 특히 현저한 규모의 거래에 대해서는 시가의 개념을 확장해 이익을 얻은 회사가 과세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