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IT관련 기술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실리콘밸리 연구소는 현대차 정보기술총괄본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세부 설립방안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연구소 설립에 대해 “지난해부터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고 6월초 수립된 추진 방안에 대해 현재 내부검토를 마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리콘 밸리 (Silicon Valley)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자리한 IT 및 첨단기술 집약도시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인 곳으로 연구원 1인당 최대 특허수를 자랑하는 등 20세기말 급성장한 글로벌 IT·전자기술의 핵심적인 근원지다.
실리콘밸리에는 지난 1990년대말부터 미국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세계 완성차 메이커의 IT기술연구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한때 소규모 회사의 특허를 겨냥한 모험적 투자가 줄을 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 다국적기업이 직접 뛰어들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면모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의 실리콘밸리 연구소 설립과 관련 구체적인 투자 규모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자동차 IT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완성차 메이커는 독일차 메이커들이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미국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를 개발 중이고 핵심기술인 배터리 노하우를 실리콘밸리 전자연구소에서 담당하고 있다.
BMW그룹 역시 실리콘밸리 연구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BMW는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소프트웨어 개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IT 기술을 개발해 신 모델에 접목하고 있다.
BMW가 개발해 최근 선보인 IT기술 대부분이 독일 뮌헨의 BMW 연구개발센터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운 ‘팔로알토 BMW 그룹 기술원’이 협력해 개발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지난해 6월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합작으로 이 곳에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속속 실리콘밸리로 모여드는 까닭은 다양한 그린 에너지 및 첨단 IT 자동차 기술이 자동차 업계의 커다란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연구소 설립과 관련해 “해당 지역 연구소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현재 자동차에 접목할 선진 IT 기술동향 파악을 위한 ‘연락사무소’ 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