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육감 "교과부,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하는 꼴"

입력 2011-06-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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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30일 열린 주민직선 교육감 취임 1주년 공동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제도에 대해 “교과부가 경쟁교육을 끊임없이 확산시키고 있다”며 “이는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현행 대학입시제도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양성하고 문예체능 교육과 적성 교육을 전 수업 과정에 녹여내는데 한계가 있다. 교과부가 이를 그대로 둔 채 창의·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교육과정 운영주체는 국가에서 교육자치의 주인공이자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로 넘어와야 한다”며 민간독립기구(가칭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곽 교육감은 “흔들림 없는 정책 집행을 위해 여야와 정파를 떠난 사회적 대토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육계, 지자체, 경제계, 중앙정부, 국회, 시민사회 등 책임 있는 주체들이 모여서 사회적 대토론과 합의를 위한 민간독립기구(가칭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토론을 통해 진행될 것이며 구체적인 틀은 오늘부터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토론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광범위한 기구로 만들어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또 진보교육감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발을 내딛는 것이 진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공교육은 민주사회의 본질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김상곤(경기), 장만채(전남), 장휘국(광주), 민병희(강원), 김승환(전북) 교육감이 참석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대학입시제도 개선,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 교육재정 확충과 공정배분, 학생·학부모·교사에 의한 교육자치 실현 등을 제안했다.

또 교육감들은 기자회견 후 가진 오찬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한완상 전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국회, 시의회, 경제계, 교육계,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 30여명을 초청해 교육혁신 공동선언문의 요지를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진보교육감들끼리 모여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일종의 정치적 편 가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특정성향의 6개 지역 교육감들만 모여 교육혁신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대한민국 교육의 분파주의 가속화, 교육 이념의 분리화, 정치예속화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총 관계자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42조에 근거해 현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특정성향을 가진 교육감들만 집단적 의사표시를 함에 따라 대한민국 교육의 분열 양상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 나머지 시도교육감들과의 협력관계가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날 자료를 내고 당초 취임 1년을 맞아 순수한 의미의 오찬 초청인 줄 알고 참석을 검토했으나 교육혁신 선언문을 보고하는 자리여서 불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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