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몫에 2조원 챙긴 론스타

입력 2011-07-02 11:19 수정 2011-07-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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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사상최대 배당에 하나銀서 대출까지

금융당국의 보신주의 태도와 투기자본 론스타의 뻔뻔함으로 인해 사상 유례없는 국부 유출이 이뤄졌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510원, 총 9738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4969억원을 챙겼으며 외환은행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1조5000억원을 빌리는 계약을 맺었다. 하루 사이에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해외로 빠져 나가게 된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이사회는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주당 1510원, 총 9738억원의 2분기 배당을 실시했다. 이로써 외환은행 지분 51.02%를 갖고 있는 론스타는 4968억원을 분기 배당금으로 챙길 전망이다. 이는 론스타가 지난해 말 배당금으로 챙긴 2796억원보다 80% 가량 높은 수준이다.

론스타가 이번에 받는 배당금 규모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최대다. 단일 주주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로도 사상 최대다.

이날 배당 결정으로 론스타는 2003년 이후 투자 원금의 134.7%(세전)를 회수한다. 론스타는 그동안 외환은행에 총 2조1548억원을 투자했고 이번 배당으로 총 2조9027억원을 거둬들인다.

지난해 외환은행의 배당성향은 68.51%였지만 이날 배당 결정으로 70%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 51.02%를 담보로 1조500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론스타는 이 돈을 주주들에게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은 일반 여신 1조2000억원, 한도 대출 3000억원으로 만기는 모두 5년, 대출금리는 연 6.7%를 적용키로 했다.

시장 안팎에선 사실상 인수대금 지급 약속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우선 대출 담보가 외환은행 지분이기 때문이다. 또 재계약이 불투명하면 이뤄지기 어려운 금전대차 계약인 만큼 금융권에선 사실상 일부 인수대금 지급약속이란 평가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대출은 외환은행 지분인수 재계약과 전혀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비즈니스 차원의 순수한 상업적 동기에서 론스타 측 요청에 따라 자금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추가 배당을 챙긴 만큼 외환은행 매입 대금을 깎지 못하면 하나금융뿐 아니라 금융당국도 강력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과도한 배당은 담보로 제시한 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대출 계약이 이뤄지면서 배당성향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초과분은 대출금 상환에 사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약 주도권을 론스타가 쥐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미 하나은행과의 대출계약에 앞서 배당을 결정한 만큼 제재를 가하기가 쉽지 않다. 금융권 일각에서 "하나금융이 배당금 결정을 사실상 용인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론스타의 '먹튀'를 막기 위해선 하루빨리 매매 승인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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