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맨들 왜 다국적사로 몰리나

입력 2011-07-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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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없고 복지 풍성

▲한국화이자제약의 다양한 여성친화적인 복지 프로그램은 여성 영업인력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화이자제약 내 수유실.(한국화이자제약)
국내 제약업계의 영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압박이‘영업맨’의 발길을 외국계 제약사로 돌리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제약협회가 19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영업직은 1579명, 1411명, 1315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 원인에 대해 제약협회 측은 ’의약품 유통 선진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008년 이후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신규 인력 채용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 국내 제약사 영업인력의 이탈도 심각해지고 있다.‘영업전선’인 병원 진료실 앞에서조차 ‘문전박대’당하는 처지에 놓이자 좀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려는 영업맨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중 많은 이들이 향하는 곳은 리베이트 단속 여파가 없고 자기계발의 기회와 복지 혜택이 많은 다국적 제약사다. 각종 취업 포털 사이트에는 요즈음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로의 이직상담을 요청하는 글이 부쩍 늘었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HR코리아의 최경숙 부사장은 “최근 몇년 간 국내 제약사에서 잘 나가는 영업인재들이 급여수준이 높고 근무환경이 좋은 외국계 제약사로 이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되고 있다”며 “리베이트 관행이 없고 영업 품목도 오리지널 의약품 위주다 보니 아무래도 영업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경우 영업직에서 여성 비율이 특히 높다. 임금, 복리후생, 교육 등 각종 인사 제도 운영에서 남녀 간의 차별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화이자제약 내 여성 영업직은 2001년 17명에서 2010년 176명으로 935% 증가하였으며, 2007년부터 여성 지점장이 4명(전체의 9%), 본부장 1명(14%), 사업부장 2명(50%) 등 영업부의 관리직에 임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도 여성 영업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 수유실과 여직원 전용 휴게실 운영, 유연근무시간제 도입, 출산축하금 지급 등 여성직원을 위한 혜택은 매우 다양하다.

커리어 개발 지원도 활발하다. 탤런트 리뷰(Talent Review)를 통하여 직원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핵심 인재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파견 근무도 시행하고 있다.

수평적인 열린 조직문화도 한몫한다. 최근 국내에서 병의원 영업 인력을 대폭 확충한 한국머크는 지난해 4월부터 조직 내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 직함을 사용하지 않고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영업 MR 직원들의 담당 분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경희대병원과 MOU를 맺고 의약교육 프로그램도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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