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글로벌하게 사업을 전개하는 포드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IFRS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오는 7일 IFRS 도입을 놓고 회동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결정이 찬반양론을 진화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EC는 올해 안에 미국 기업들이 IFRS로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IFRS를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적용되는 시기는 2015년 이후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IFRS가 도입될 경우, 현행 회계기준인 GAAP에 근거해 작성되는 재무제표 작성방법에 큰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어 GAAP에서 채용되는 재고평가법은 IFRS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GAAP가 세부 규칙을 정하고 있는 반면 IFRS는 가이드라인이 되는 원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IFRS로 이행하면 회계는 단순하고 유연해지는 장점이 있다.
현재 대기업과 대형 감사법인 등 IFRS 도입 찬성파는 회계기준이 통일되면 그룹의 재무제표 통합이나 자금 조달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파인 중소기업은 이행에 따른 높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IFRS 도입 반대파인 제약업체 앨러간의 제임스 발로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행 비용이 매출의 1%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IFRS 도입 찬반양론에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SEC는 고민이다.
SEC 내에서는 ‘컨버전스(convergence, 회계기준 수렴)’와 ‘인도어스먼트(endorsement)’ 를 조합한 ‘콘도어스먼트(condorsement)’가 절충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행 회계기준인 GAAP를 유지하되 GAAP를 지속적으로 IFRS로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GAAP를 관할하는 미 재무회계기준심의회(FASB)는 미국의 투자가와 금융시장에 유리하도록 IFRS의 규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 비용을 억제하면서 IFRS로의 이행이 가능할 것으로 SEC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 국제회계기준심의회(IASB)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이비드 트위디 씨는 “어느 형태를 취하든 미국은 IFRS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일의 글로벌 시장을 형성한다는 생각 전체가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