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새주인' SK냐 STX냐

입력 2011-07-07 11:39 수정 2011-07-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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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불참…사실상 2파전으로

하이닉스 주인찾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불참키로 했지만 STX가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고, SK도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번에는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 가격에 대해 노무라금융투자는 7일 최소 2조3400억원에서 최대 2조7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가격이면 두 그룹 모두 인수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다. 따라서 시장 예측보다 인수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와 M&A업계에서는 이번 하이닉스 인수전의 특징은 자금이 아니라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아부다비 국부 펀드와 손잡은 적극적인 STX = STX그룹은 아부다비투자청의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마감일인 8일 이전에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키로 결정했다. STX그룹은 LOI 제출 후 실사 과정을 거쳐 의구심이 해소된다면 중동 국부 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약 3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STX그룹은 기존 보유 현금 외에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STX와 컨소시엄을 이룬 아부다비 국부펀드와는 5대 5로 구성될 전망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아부다비 투자청의 국부펀드가 낀 STX컨소시엄에 대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이 AMD를 인수한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현재까지 약 10조원을 넘는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하이닉스가 탐나는 이유에 대해 “하이닉스가 오너가 없는 상태에서도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6개월 정도까지 줄였다”며 “확고한 오너십 하에 투자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새로운 도전 나서는 SK그룹 = SK가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최태원 SK 회장의 의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하이닉스 인수전을 보고 최 회장이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면서 인수를 강하게 독려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로 고용과 제조업 기반을 확실히 해 4대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한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하이닉스의 기술과 SK의 정보기술(IT) 산업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진정한 ‘글로벌 SK’로 도약한다는 복안도 만든 상태다.

자금 동원력도 충분하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매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에만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현금동원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재계서열 3위인 SK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된다. 다만 정유와 이동통신 쪽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짜여진 SK가 왜 갑자기 하이닉스에 관심을 갖게 됐는 지,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있는 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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