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사람은 자기가 ‘있어야 할 곳’과 ‘떠나야 할 때’를 잘 판단해 실행해야 현명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이 ‘떠날 때’라는 판단 하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합니다”라고 밝혔다.
강원랜드의 자회사로 게임사업과 태백 E시티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된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1월부터 이학재(57) 대표가 수장으로 전두 지휘해 왔으나 3년 임기를 1년 반 남겨두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직전 선임됐던 우종식 전 게임산업진흥원장이 한 달 만에 사임한 뒤 1년 가까이 공석이었으며 이번 이 대표의 사임으로 또 다시 대표이사 잦은 교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 회사는 금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후임 대표를 선임하기 위한 적법한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사임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태백 지역사회의 압박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공기업의 자회사로서 태백 E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사회를 만족시켜야 할 의무도 있지만 기대와 달리 게임 사업에서 빨리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전문경영인이 아닌 낙하산 인사’라는 등의 흠집 내기로 인해 고충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회사인 강원랜드로부터 비용 집행 권한 등이 자유롭지 못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없던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지역에서의 몰상식한 흔들기와 헐뜯기, 하이원엔터에 도움을 주어야 할 관계기관 및 단체의 상식이하 무리한 요구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면서 “이런 행태는 하이원엔터의 사업 추진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태백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 회사인 강원랜드는 하이원엔터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취지를 감안해 회사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8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코어’와 ‘페이튼’의 비공개테스트(CBT)가 예정됐으며 게임 포털 구축, 지스타2011 참가 등 게임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대표이사 교체가 악영향을 미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대표이사 사임으로 인해 지역사회 문제가 해결되고 사업의 독립성이 보장돼 게임 사업의 성과가 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