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자동차 사랑은 남다르다. 8억원대를 호가하는 벤츠 마이바흐를 비롯해 각종 고급 자동차들을 주로 이용하는 재벌가들. 하지만 이들 차량 구입자금은 회사 자금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해양위 안홍준(한나라당) 의원이 9일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1억원 이상 외제차 소유 법인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인ㆍ법인이 보유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모두 4만8천423대였고, 이 중 개인이 1만7천469대(36.1%), 법인이 3만9천543대(6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 차량 벤츠 마이마흐를 보유한 법인은 모두 49곳이었다. 태광실업과 삼성전자도 각각 7억9천600만원, 7억9천100만원 짜리 벤츠 마이바흐62를 보유하고 있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를 3대 이상 보유한 법인은 모두 63곳이었다. 삼성전자, CJ(씨제이)제일제당, 세종,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등 4곳은 각각 10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7억9천100만원인 벤츠 마이바흐62를 비롯해 3억7천850만원에 달하는 구 소련제 요인용 고급차인 `ZIL' 등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수입자 10대 값의 합이 29억8천458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리스나 렌터카 회사를 제외하고 순수 일반법인이 보유한 1억원 이상 수입차가 1만466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차값을 모두 합하면 총 1조5천421억원으로 조사됐다.
법인 중에는 복지법인과 학교법인을 비롯해 종교단체, 연구단체, 의료법인 등 비영리법인도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구입관련 세금이 일반적으로 자동차 값의 약 35%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법인의 1억원 이상 외제차 구입에 들어간 세금만 해도 약 5천397억원에 달한다고 안 의원측은 밝혔다.
국내 최고가의 수입차를 보유한 법인은 한류스타 배용준이 소속된 ㈜키이스트였다. 이 회사는 8억36만2천원인 벤츠 마이바흐62를 법인명으로 갖고 있었다.
안 의원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개인 돈으로 자동차값과 각종 자동차 세금 등을 내는 것에 비해 법인보유 차량은 회사돈으로 이를 처리하고 있어 도덕적 해이 문제와 함께 세금 부과의 형평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