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물갈이’ 요동치는 민주

입력 2011-07-11 11:00 수정 2011-07-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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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환영…호남중진은 평가절하ㆍ반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이 요동치고 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이 속속 수도권, 영남 출마선언이 러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이런 흐름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로인해‘호남 물갈이’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기존 호남 중진들에게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김효석(3선,전남구례곡성담양) 의원은 10일 “내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수도권 승리가 갖는 의미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수도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이에 “물꼬를 터주고 새로운 변화에 나서줘서 고맙다”고 치하했다.

앞서 6일에는 장영달 전 의원(4선,전북 전주완산)이 한명숙 전 총리,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 속에 경남 합안합천의령에 출마 선언을 했다.

정세균 최고위원(4선,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은 당 대표 시절 호남 불출마를 일찌감치 공언한 뒤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 중이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부산 진갑을, 김부겸 의원(3선,경기 군포)은 대구 출마를 고려중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텃밭을 뒤로 한 배경엔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불모지도 개척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그러나 ‘대의명분’을 앞세운 이들을 향한 당 내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개인적 유불리로 인해 움직였을 뿐이라는 평가절하 등이 핵심이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선 공천을 고려, 호남 출신 강봉균 후보에게 몰표를 줬던 호남 의원들이 ‘물갈이’ 반발의 중심에 섰다.

호남 3선 한 의원은 11일 기자와 통화에서 “김효석 의원의 경우 고향이 장성인데 18대 총선에서 ‘장성곡성’ 지역구가 ‘구례곡성담양’으로 바뀌며 지역에서 (토박이가 아니라고) 말이 많았다”며 “선수만 따질 게 아니라 무능한 사람을 골라내는 게 물갈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주선 최고위원(광주동구)은 “지금 호남 불출마를 선언하면 지역구 활동을 포기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수도권 대표에 수도권 원내대표까지 나왔는데 호남 물갈이를 왜 해야하냐”고 비판했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통합 과정이 본격화되면 지난 4.27 재보궐 선거 순천 무공천처럼, 민주당이 호남 지분을 다른 야당에게 일정부분 내줘야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발 빠르게 호남 불출마를 피력한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한편 이들의 생환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도 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이 민주당에게 쉬울 것이라 예상하는 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여당 지지세가 강한 ‘상징적 지역’에 나서야 호남 불출마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지적 역시 눈 여겨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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