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옛사옥 '왜 파나' 했더니…

입력 2011-07-11 13:49 수정 2011-07-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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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하이트홀딩스 올 1분기 부채비율 243%로 급증…주요 계열사 경영지표도 갈수록 악화

소주업체 진로가 회사의 뿌리인 옛 서초동 본사 사옥을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하이트진로그룹과 계열사들의 부채비율 상승과 차입금 증가에 따라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취해진 조치다.

박문덕 회장이 진로의 뿌리이면서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땅과 건물을 내다 팔 결정을 내린 건 그룹의 재무구조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은 11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로 구 본사 사옥과 해당 부지를 팔기 위해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과 매각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구 본사사옥(6층건물) 및 부속건물(3층)과 주차장, 테니스장을 포함해 대지 6493.3㎡, 건물 연면적 1만12㎡이며 2005년 말까지 진로가 본사사옥으로 사용해 왔다. 앞서 진로는 최근 산광역시 북구 중산동에 위치한 울산물류센터를 동성산업(주)과 34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로 구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하이트와 진로 통합 이후 전국의 물류 센터 가운데 필요없는 부동산도 매각할 수 있다”며 향후 대대적인 매각 작업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최근 실적 악화와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부채 비율이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을 앞두고 그룹에서는 구 진로 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매물로 내놨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진건 지난해 부터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 말 91%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57%로 급격히 늘었고 3분기에도 165%, 4분기 178.47%, 올 1분기에는 243.80%로 수직 상승했다.

진로 역시 지난해 100%를 넘긴 이후 기간 지난 해 3분기 10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118.46%였던 것이 올 1분기에는 역시 143.96%로 증가추세다. 그룹의 모태인 하이트맥주의 경우에도 지난해 158.24%에서 올해 168.14로 증가했다.

30% 이하일 때 안전하다고 여기는 차입금의존도도 하이트홀딩스의 경우 총자산의 41%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말 6923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만 지난해 3분기 말까지 428억원으로 당시 영업이익 418억원을 넘어섰다. 이익을 내도 은행이자로 다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진로 역시 같은 기간 차입금이 4173억원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하이트홀딩스의 당시 부채총액비율이 공정거래법 위반 기준에 육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가 자본총액의 2배를 초과하는 부채액을 보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법위반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른 건 잘 나가던 박문덕 회장에게는 분명 굴욕적인 일이다.

박 회장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고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올해 두 회사의 통합을 선언하고 특급 소방수들을 사장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하이트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은 안개 속이다.

업계 한 관계자 “박문덕 회장의 강수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황만 놓고 보면 회사가 안좋아지는 단계가 분명하다”며 “부동산 매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내기 급급한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면 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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