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유럽, 재정위기 사태 ‘시계제로’

입력 2011-07-12 09:01 수정 2011-07-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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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3대 축이 흔들린다] 이탈리아로 위기 전이 우려

[편집자주: 글로벌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는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다. 미국은 소프트패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가 부도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역시 물가 압박에 경착륙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전체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 3대 축의 경제 현황을 분석한다]

① 유럽, 재정위기 사태 ‘시계제로’

② 미국, 정치·경제 총체적 위기

③ 중국, 경착륙 논란...물가 폭탄에 흔들리는 성장 동력

유럽 경제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현실화하면서 도미노 국가부도에 대한 공포가 퍼지고 있다.

재정위기 우려에 이탈리아의 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일(현지시간) 5%대 중반을 넘어서며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의 가늠자인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유로권 최고 수준인 300bp(1bp=0.01%)으로 벌어졌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투자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8일에는 이탈리아에 대한 투자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평가에 따라 이탈리아 국채를 투매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위기가 이탈리아로 본격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긴급 수뇌부 회동을 소집했으나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재정감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이탈리아 채권이 투기자본의 목표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몬티 장관은 “재정감축안은 일주일 안에 승인될 것”이라며 지방선거와 원전 부활 국민투표 패배 이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가 유권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재정감축안 처리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그는 “470억유로(약 70조4400억원) 규모인 이탈리아 재정감축안은 오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민총생산(GDP)의 0.2%까지 낮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재정감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확정도 촉구했다.

그는 “그리스가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자파테로 총리도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조달비용을 높이는 근본 문제는 그리스의 채무 상환 능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면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의 조속한 확정을 주문했다.

이들 정상의 발언은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 패키지가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 방안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공포를 키운 셈이 됐다.

유로존은 지난해 5월 약속한 구제금융과 별도로 그리스에 추가 대출을 제공하고 민간 투자자들도 자발적인 롤오버(차환)를 통해 추가 지원에 합류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방안 중 하나로 오는 2014년 중반까지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 70%를 30년물 국채로 교환하는 이른바 ‘프랑스식 해법’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부분적 디폴트(SD)’ 등급으로 떨어뜨릴 것이라는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경고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초 유로존은 이날까지 추가 지원 패키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 방안 확정이 지연되자 최종 확정을 오는 9월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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