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경쟁력이 점차 망가지고 있다. 시중은행 중 외환은행만 올해 상반기 수신이 유일하게 감소했으며 중소기업 대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고액배당과 은행 매각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태업 등이 겹치면서 영업력이 훼손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총수진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810조5021억원으로 작년말보다 24조8496억원 증가했다. 반기 증가액이 작년 하반기의 8조6442억원에 비해 2.9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에도 외환은행만 홀로 총수신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총수신이 67조5553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조777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기간동안 국민은행은 7조7273억원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은 5조4976억원 늘어났다.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각각 4조9956억원, 4조5907억원, 3조8154억원 증가했다.
외환은행의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도 6026억원 줄었다. 외환은행의 중기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18조6천722억원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2조800억원 줄었다.
외환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986억원으로 작년 4분기의 2951억원보다 32.7% 줄어드는 등 수익성도 둔화됐다.
금융권 안팎에선 장기간 은행 매각 지연과 노사 마찰 등에 따른 영업력 악화로 고객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수신이 1년 새 2조원 가량 감소했으며 그 중 노사 마찰이 본격화된 올해 상반기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또한 실적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간배당을 요구해 4969억원을 챙기는 등 론스타의 고액배당도 외환은행의 영업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인해 미래 투자여력이 줄면서 외환은행의 영업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외환은행의 최대강점이던 외화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이 2003년 말 21.2%에서 지난해 말 17.6%로 줄어드는 등 각종 경영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영업력 약화 우려와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수신이 줄어든 것은 고객 이탈이 아닌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외국환시장 점유율 등 핵심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