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권】강남구 청담동

입력 2011-07-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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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상위 1%가 찾는 명품 거리 ‘한국의 샹젤리제’

“고급브랜드라면 당연히 청담동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유통·패션가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과거 고급 빌라촌들이 즐비해 ‘부호촌’으로 명성을 날린 청담동은 5년만에 ‘명품의 거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 청담동은 ‘한국판 프랑스 샹젤리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활을 건 입점경쟁이 펼쳐지면서 임대료는 치솟고 감당 못하는 업체들의 퇴출도 이어지고 있다. 청담동에 터를 잡은 고급브랜드들은‘국내 명품·패션 지도’를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하지만 청담동 거리를 단순히 명품과 패션의 거리라고만 생각하면 서운하다. 청담동을 대표하는 것은 ‘미술의 거리’다.

청담동에는 갤러리만 70여개 달해 상위 1%의 문화적 감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청담동은 대한민국 1%의 고소득층을 위한 공간으로 ‘력셔리 비즈니스의 집결지’인 셈이다. 명품숍, 갤러리, 고급 레스토랑 및 카페, 웨딩 관련 숍 등을 떠올리지만 연예기획사, 수입 자동차 매장, 고급 아카데미, 명품 가구 숍, 플라워 숍 등 없는 것이 없는 ‘한국판 비버리힐즈’다.

◇갤러리아 명품관 청담동을 만들다= 청담동 명품 거리의 탄생비결은 무엇일까. 명품거리를 따라가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청담동은 2.49k㎡ 면적의 작은 동네다. 이 동네에 형성된 명품거리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뉜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청담사거리에 이르는 청담 명품 거리와 도산공원 정문 주변에서 도산대로에 이르는 약 4블록에 걸친 신명품 거리다. 즉 명품의 거리 원조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시작된다. 이 길을 따라 청담사거리 방면으로 구찌·조르지오 아르마니·돌체&가바나·프라다·에스까다·까르띠에·페라가모 등의 매장이 줄지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관계자는 “갤러리아명품관이 문을 열면서 고급 브랜드들이 줄지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지난 3~4년 동안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청담동 명품거리가 탄생했고, 지금도 국내시장에 명품 브랜드가 들어오면 이 지역에 으레 명품관을 여는 것이 관행처럼 됐다”고 설명했다.

◇명품 플래그쉽스토어 ‘청담동 스타일 완성’= 청담사거리를 지나 청담역 주변까지의 명품거리는 더 이상의 출점이 어렵고 포화 상태에 이르자 도산공원 주변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도산대로 이면도로 사이에 에르메스 명품관이 들어선 이후 랄프로렌·마크제이콥스 등의 명품관과 ‘10 꼬르소 꼬모’ 등 패션 편집 숍 등이 들어섰다.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는 상류층을 위한 특별한 쇼핑 문화를 형성하고 청담동의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2008년 2층 규모로 문을 연 오메가 청담점은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단일 품목 브랜드로는 첫 플래그십 스토어였다. 청담점 곳곳은 모던한 디자인, 정교한 기술, 오랜 장인정신과 역사라는 오메가의 특징을 잘 반영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장소로 최적이었다.

2002년 문을 연 살바토레 페라가모 플래그십 스토어는 2000년대 초반 청담동 거리에 명품매장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할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이 매장은 그 역사와 직선미를 한껏 살린 디자인이 어우러져 절제돼 있지만 당당하고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지난 2008년에는 제일모직이 새로운 형태의 편집매장인 ‘10꼬르소꼬모’를 들여왔다. ‘10꼬르소꼬모’는 패션·뷰티·미술·음악·디자인·라이프스타일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실질 명품 소비 세대인 20~40대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토리 버치’도 여성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토리 버치’ 청담점은 전 세계 토리 버치 매장 중 최대 규모다. 뉴욕 럭셔리 아파트의 옷장·서재·거실 등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을 선보여 여성 고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업계 관계자는 “청담초등학교 부근에 고급 빌라들이 들어서고 강남의 명실상부한 젊은 부촌으로 청담동이 떠오르면서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이 매장들이 한데 모여 고급스러움과 화려함 등 청담동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전쟁…1년새 땅값 30% 상승= 청담동에 숍을 열려고 대기업들의 빌딩매입경쟁 등이 펼쳐지면서 핵심 가두상권 땅값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핵심 상권에 점포가 없으면 소비자들에게 고급브랜드로써의 인식을 심어주기 힘들다”며 “패션·명품 브랜드들이 청담동을 고집하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패션 브랜드 도입에 적극적인 신세계 등에서 청담동 일대 건물을 집중 매입하면서 땅값이 크게 올랐다. 이 일대 건물 매매가는 3.3㎡(1평)당 1억5000만원~2억원 정도 하던 게 2억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뛰었다. 1년여 사이 20~30% 상승한 것이다.

외식업체들의 청담동 상권공략도 만만치 않다. 외식업체 강강술래는 최근 청담동에 7호점을 내며 청담상권 공략에 나섰다. 영동대교 남단 엘루이 호텔 옆 용강빌딩 1~2층에 입점한 강강술래는 좌식테이블 포함 총 200석 규모로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최근에 상권 매입경쟁은 명품·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커피 브랜드 등의 외식업체들까지 확대됐다”며 “청담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핵심 가두상권으로 땅값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급수입차·갤러리…‘한국판 비버리힐즈’= 청담동은 ‘미술의 거리’다. 청담동 일대에만 65개의 갤러리가 포진해 있어 상위 1%의 문화적 감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박여숙화랑과 마이클슐츠갤러리 등 20여 개에 가까운 화랑이 밀접해 있는 갤러리 전문 빌딩 ‘네이처포엠’은 청담동 갤러미 문화를 대변해 주는 랜드마크다.

특히 청담동 갤러리는 작품 판매성 목적이 짙은게 특징이다. 인사동 갤러리가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경향이 큰 반면에 도산공원 등에 자리잡은 유명 갤러리 경매회사는 10여곳이 넘는다. 고소득층들은 투자 개념으로 명화를 많이 사들이고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전시 전용 갤러리 ‘청담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청담동의 갤러리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미술 이외에도 상위 1%에게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은 고급 수입자동차다. 도산대로를 따라 벤츠·아우디·인피니티·폭스바겐·BMW·재규어 등의 매장이 늘어서 있고, 수입차 중에서도 명품으로 통하는 페라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마세라티·벤틀리·캐딜락 매장이 모여 있다.

청담동 하면 웨딩스타일도 주목받는다. 웨딩 플래너 사무실, 보석상, 웨딩드레스 숍, 한복집, 웨딩 앨범 촬영, 신부 화장을 위한 미용실까지 모두 청담동의 이면도로에 위치한 4~5층 단위의 작은 건물들에 들어서면서 웨딩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층 건물 전체가 드레스 숍으로 꾸며진 국내 최대 웨딩숍인 ‘스포엔샤’가 자리 잡은 곳이 바로 청담동”이라며 “결혼 관련 비지니스하면 청담동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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