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R&D 산실을 찾아] ① LG생명과학 “바이오시밀러로 제2팩티브 신화”

입력 2011-07-13 14:37 수정 2011-07-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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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치료 합성신약 개발…R&D 투자비율 20% 국내 최고

“R&D만이 살 길입니다”

요즈음 한 여름 속 겨울을 맞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의 한결같은 일성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정부의 약가인하 의지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리베이트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제네릭의 고성장도 기대하기 힘들어 졌다.

국내 제약사들이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과 바이오의약품, 천연물신약, 희귀의약품 등의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이투데이는 국내 제약업계의 R&D의 산실을 찾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노력을 조명해봄으로써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산 신약중 유일하게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팩티브’를 보유한 LG생명과학은 백신,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LG생명과학)

'국내 최초 미 FDA 승인 합성신약 개발’, ‘전세계 두 번째 유럽 EMEA 바이오시밀러 허가’...

LG생명과학이 국내 제약 R&D 역사에 남긴 족적이다. 국내에서 신약이란 용어조차 생소했던 1980년대부터 바이오 의약품과 합성신약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꾸준한 R&D 결과 2003년 대한민국 최초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합성신약인 ‘팩티브’를 개발했다.

자체개발한 인간성장호르몬 ‘유트로핀’은 2006년 유럽보건당국(EMEA)으로부터 세계 2번째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듬해엔 FDA 승인까지 연속 2안타를 날렸다.

합성신약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서도 과히 독보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과시한 셈이다.

LG생명과학은 현재 당뇨, 심순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장기전략을 갖고 있다.

더불어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구개발 분야도 정했다. 바이오시밀러, 백신, 생체친화적 고분자(히알루론산) 의약품 개발 등이 그것이다.

LG생명과학 연구개발부문장인 추연성 전무는 “지난 30여년간 축적된 신약후보물질 발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 선진시장 승인경험 등 합성,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 노하우가 R&D 성과 창출의 든든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세번째 FDA 승인 신약 탄생 기대= LG생명과학의 최근 R&D 과제는 만성질환 치료용 합성신약과 면역·항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에 정조준돼 있다.

2형 당뇨, 세포치료, 항혈전, 통풍, 위장관 기능개선, 비만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이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거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개발 연구도 성장 드라이브로 주목받고 있다.

주력 수출품목인 B형간염백신 ‘유박스B’의 뒤를 이을 5가혼합백신과 차세대 계절성 독감백신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1996년부터 개발해 온 서방형 성장호르몬(디클라제)의 2012년 미국 내 허가취득에 사활을 걸었다. 이 제품은 자체개발한 바이오하이드릭스(Biohydrix) 기술을 이용해 매일 맞지 않고 1주일에 1회만 투여하는 형태다.

추 전무는 “서방형 성장호르몬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성장호르몬제 제품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연간 약 2조5000억에 달하는 세계 성장호르몬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면 LG생명과학의 세 번째이자, 우리나라의 세번째 FDA 승인 신약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립틴(Gemigliptin)’도 올해의 승부수다. 제미글립틴은 국내 최초로 개발되는 DPP4 저해제다. 현재 국내와 인도에서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 효과 뿐만 아니라 기존 당뇨치료제의 부작용인 체중증가, 저혈당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신약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년 국내 출시를 앞둔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반응도 뜨겁다. 중국과 터키에는 이미 수출계약이 완료됐으며 러시아, 인도, 남미 등 유망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매출액의 20%를 R&D에 투자= LG생명과학은 연구개발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제약사로 유명하다. 지난해도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높은 R&D 투자비율을 기록했다.

총 투자액은 680억원. 매출(3410억원) 대비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미래 성장을 좌우할 신약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뿌린 만큼 거둔다’고 했던가. 이같은 연구개발 투자로 지난해엔 전체 매출액(3410억원)의 약 20%인 679억원이 신약을 판매해 거둬들였다.

R&D 역량은 해외 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2008년 제약기업 최초로 수출 1억불을 달성한 이래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수출을 통해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팩티브, 유박스(B형간염백신), 불임치료제 등 제품 수출로 13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술 수출 성과도 주목할만 하다. 팩티브 로열티와 당뇨치료제 기술이전 등을 통해서만 지난해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개발을 추진 중인 제품의 연구개발이 마무리되는 2015년에는 해외에서만 3300억원의 실적을 확보해 1조 매출 시대를 열 것”이라며 “ 이를 위해 중국, 인도, 중동, 터키,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7대 신흥시장에 거점을 마련해 현지 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 인접국가로의 시장확대 등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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