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떠안은 코레일…실패땐 혈세 투입해야

입력 2011-07-14 08:34 수정 2011-07-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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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리스크를 코레일이 떠 안는다. 분양 실패시 혈세가 투입된다는 얘기다"

지지부진하던 용산역세권개발(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활로를 찾았다. 땅 주인인 코레일이 3년간 땅값을 유예하고 시행사인 드림허브PFV가 4000억원 유상증자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상화까지는 아직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코레일 주도의 국책사업이 되는 만큼 분양실패시 혈세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최근 오피스 빌딩의 공급 과잉공급에 따른 공실률 상승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8조 땅주인 코레일이 해법 제시 = 코레일과 드림허브는 13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완전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4000억원의 유상증자, 토지비 납부 3년 연기 등을 내걸면서 그동안 사업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요인들을 해소했다.

특히 이번 정상화 방안은 사업 초기부터 땅값을 빌려 납부하는 구조를 사업 후반에 벌어서 갚을 수 있도록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 초기 자금부담 굴레에서 벗어나 분양이나 자산 선매각 등을 통해 자금이 유입되면 자금 조달 문제를 완벽히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땅주인인 코레일이 해결사로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로 총 6개 방안 가운데 4개에서 핵심 주체로 역할할 전망이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PF에 25%를 출자한 최대 주주로서 용산사업의 위기를 방관할 수 없었다"면서 "용산사업은 이미 국가적인 사업이므로 공공 부문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용산업무지구 미분양시‘혈세’투입 =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코레일이 주도하는 국책사업으로 변질됐다고 말한다. 건설사 등 출자사들의 PF보증을 통해 초기 개발자금 등을 마련하려던 방침을 바꿔 모든 모든 자금을 코레일이 나서 마련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랜드마크 선매입 등을 통해 초기개발 자금을 코레일 스스로 마련하고, PF보증 조건도 없애 미분양 리스크까지도 코레일이 떠 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좌초 위기에 몰렸던 사업이 재추진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으나, 2013년 6월 분양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 코레일이 크게 부실해 질수 있다는 우려가 남는다.

공기업 코레일의 재정난으로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코레일에 혈세가 투입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업무지구라는 특성상 오피스빌딩의 분양성공이 관건인데 공실률이 오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대거 미분양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오피스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피스빌딩 한 전문가는 “서울 오피스빌딩의 경우 과잉공급에 시달리고 있다. 공실률도 매년 2%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더구나 분양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용산역세권개발 빌딩의 경우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 “환영”기대감=건설사들은 이번 조치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지급보증에 대한 부담도 덜었고, 분양 실패로 인한 리스크도 코레일이 지게 돼 사업 참여에 대한 걸림돌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는 판단이다.

드림허브에 따르면 이번 용산개발역세권 개발사업에 따른 시공물량은 총 10조원에 이른다. 가뜩이나 최근 공공발주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거의 리스크 없이 가져갈 수 있는 물량인 탓에 환영 일색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사업 참여를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며 “평창 유치로 물량을 기대했는데 용산사업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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