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형(金盤形)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완사명월형(浣絲明月形)
풍수지리학에서 ‘명당’으로 일컫는 한자어들이다. 이 곳에 살면 무병장수하고 재물이 모이며, 후손들이 잘되어 존경 받는 인재가 배출된다는 것을 뜻한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공급되는 초고가 주택들은 풍수지리적 용어를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택의 조망, 입지조건 등의 장점을 내세워 집을 판매하는 기존의 마케팅 방식에서 집터의 인문지리학적 장점을 부각시켜 승부를 거는 이른바 ‘명당 마케팅’을 도입하는 건설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경기도 판교신도시 운중동 일대에 분양중인 80억짜리 고급 단독주택 ‘산운 아펠바움’과 고급빌라 ‘운중 아펠바움’ 이 바로 풍수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산운 아펠바움’과 ‘운중 아펠바움’의 경우 대동풍수지리학회 학회장인 고제희 씨와 풍수전문가 강희종 순천향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해 풍수보고를 적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판교는 금쟁반에 옥구슬이 굴러다니는 명당으로 귀인이 찾아와 부귀영화를 누릴 복지(福地)다.
산운 아펠바움이 위치한 운중동 일대는 ‘선인독서형’의 명당으로 큰 인재와 부자가 끊임 없이 배출되는 명당이다.
SK D&D의 고명덕 소장은 “VVIP고객들은 가족이 살 주택을 결정할 때 지관을 직접 동원해 분양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실제로 대부분의 고객이 사업을 하는 CEO들이 많기 때문에 기업과 가족의 번영을 위해 풍수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서울 성동구에 분양한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도 풍수마케팅을 펼친 곳 중 하나다.
이 지역은 한국풍수지리원 전향수 원장의 컨설팅을 받아 용과 말이 만나서 물을 마시는 형국의 지형을 나타낸다는‘용마음수(龍馬飮水)’라는 명당을 내세워 마케팅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쌍용건설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분양 중인 30억원 대의 고급주택 ‘오보에힐스’는 금닭이 알을 품고 있고 후손의 영광을 위해 부화를 기다린다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입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분양 중인 ‘운중 푸르지오하임’도 풍수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령대가 높은 수요자를 주요 타켓으로 하는 이 단지는 배산임수의 ‘양택명당’ 지역을 강조하며 분양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초고가 고급주택에 풍수지리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은 부자일수록 풍수를 따져가며 주거지나 사업장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은 “부자들일수록 고민이 많아 풍수지리에 대해 깊이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기업 오너일가의 주택입지는 물론 묏자리, 사옥과 사업장터, 집무실의 물건 위치까지 컨설팅을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