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는 매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비결은 무엇일까.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CEO들의 보수에서 스톡옵션 비중이 높다는 것이 비결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보수에서 스톱옵션 비중이 높으면 회사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한편 해당 연봉자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가족 경영보다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활성화한 미국은 우수 인재를 CEO로 영입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다. CEO들도 그만큼 자신의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스톡옵션 형태의 연봉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미국 S&P500 구성 기업 CEO의 보수는 지난해 28% 올랐는데 그 중 대부분은 스톡옵션 등 주식이 차지했다. 미국 CEO들의 전체 보수에서 스톡옵션과 양도제한부 주식, 성과주 등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9%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기업 평균인 22%를 훨씬 웃돌았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의 기본급은 지난해 1달러에 불과했지만 스톡옵션이나 배당금 명목으로 무려 6865만달러(약 745억원)를 챙겼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의 연봉도 1달러에 불과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구글 주식의 가치는 약 200억달러에 달한다.
누노 페르난데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3~2008년 사이 미국 CEO들은 다른 나라 CEO의 2배에 달하는 보수를 챙겼다. 기업 규모와 산업 특성을 감안해도 미국 CEO의 연봉은 다른 나라보다 80% 가량 높았다.
포춘은 기관투자자와 사외 이사 비중이 높은 기업의 CEO들이 특히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CEO 연봉에서 주식 비중이 높은 것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은 스톡옵션 등 주식을 연봉으로 주는 방식을 채택하면 성과와 연봉이 직결, CEO가 실적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사외 이사가 많은 회사는 CEO 연봉이 다른 회사보다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사외 이사가 적은 기업 CEO 연봉보다 26% 많다고 지적했다. 사외 이사도 기관투자자들처럼 CEO 보수 형태에 있어 주식을 더 선호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