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prestige)란 자동차가 고급화를 추구할 때 도달하는 하나의 궁극점이다.
자동차 산업이 대량생산 시대에 접어들기 전인 1900년대초,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급차 브랜드가 선보였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1대당 판매마진을 높였고 분에 넘치는 고급화를 추구했다.
현대적인 의미의 고급차 열풍은 석유파동 이후다. 급격한 산업혁명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고급차가 늘어났고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도 모양새를 보다 차별화했다.
1대의 고급차를 팔기위해 수천명을 만나기보다 그 1대를 구입할 수 있는 가망고객 10명에게 어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른바 ‘타깃 마케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인방은 앞다퉈 12기통 대배기량 엔진에 승용차가 누릴 수 있는 첨단 편의장비를 망라해가며 고급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초호화 브랜드를 부활시키기에 이르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설의 명차 ‘마이바흐’를 부활시켰고 BMW는 영국왕실 의전차인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인수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롤스로이스의 오너 버전인 벤틀리를 앞세워 초호화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같은 고급차 마케팅은 분명 여느 자동차와 차별된다. 차를 고르기 위해 홍콩 전시장을 찾거나 특정 오너를 대상으로 한 고급 라운지가 들어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통해 마이바흐를 구입할 경우 마이바흐 전담 컨설턴트가 직접 예비고객을 찾아간다. 모델 소개부터 마이바흐의 역사와 철학에 대해 소개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 마케팅 임원이 직접 가망고객 몇몇과 함께 홍콩 마이바흐 센터를 찾아 직접 모델을 고르기도 한다. 투어를 다녀온 대부분은 홍콩을 다녀온 뒤 마이바흐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된다.
홍콩 리펄스베이 고급 주택가에 자리한 마이바흐 센터는 여느 저택과 겉모습이 다르지 않지만 마이바흐 고객 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마련했다. 마이바흐 전시장은 두터운 셔터를 내리고 있다. 고객들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센터 안으로 들어가고 남의 시선을 의식치 않고 마이바흐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다. 이 모든 게 메르세데스-벤츠가 인솔하고 예비 고객을 모신다.
애프터 서비스 역시 특별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는 전세계 마이바흐 고객을 찾아다니며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는 전담 테크니션이 존재한다. 비행기를 타고 대륙과 대륙을 넘나다니는 이들을 일컬어 ‘플라잉 닥터’라고 부른다.
7 라운지는 BMW 7시리즈 고객 전용 라운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급차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750Li 코리안 아트 에디션이 전시되어 있고 벽면 곳곳에는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도 걸었다.
모든 운영은 예약제로 진행되며 담당 매니저가 1:1로 관리한다. 특히 일반적인 문화 강좌에서 탈피해 티 클래스, 오페라 클래스, 아트 옥션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매주 진행하며 7시리즈 고객을 모신다.
공항 의전 서비스도 일반화돼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를 위해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출·입국때 인천공항까지 왕복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상위 1%의 수퍼 리치를 위한 타깃 마케팅은 오늘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기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