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절대로 리비아를 떠나지 않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카다피는 16일(현지시간) 수도인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 지역에서 공개연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서방의 사퇴 요구에 대해 “웃기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전일 미국 등 주요국이 참여한 리비아 ‘연락그룹’이 카다피 정권 대신 리비아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겠다고 공표,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카다피는 “나는 내 조상의 땅,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민의 나라를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의 국민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군을 언급하며 “이 쥐떼가 벵가지와 미스라타, 서부 산악지대에서 우리 국민을 인질로 붙잡고 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 수출항이 위치한 동부 지역 브레가에서는 반군과 친카다피군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져 최소 12명의 반군이 사망하고 17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TC는 카다피의 해외 자산이 1000억달러로 추산되며 이를 담보로 반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거나 일부 동결이 해제된 자산을 지원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흐무드 샤맘 대변인은 앞으로 3일 내에 터키로부터 1억달러, 쿠웨이트에서 1억8000만달러를 각각 대출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반군 지도자인 마무드 지브릴 국가위원회(TNC) 대표는 일본에 카다피 정권과의 절연을 요구했다.
지브릴 대표는 17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연락그룹’이 TNC를 리비아의 ‘합법적인 정부 체계’로 인정하기로 한 것을 거론하며 “일본도 전략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를 승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실태를 인정하는 문제”라면서 “리비아 국민을 지지할지, 카다피 정권을 지지할지 전략적인 결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등 상당수 국가는 TNC를 인정하는 한편, 카다피 정권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