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이 소유한 영국 신문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과 관련 경찰 총수가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킹 파문의 발생지인 뉴스오브더월드의 모회사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인 레베카 브룩스의 체포에 이어 머독 측과의 유착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폴 스티븐슨 런던경찰청장이 17일(현지시각) 사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티븐슨 청장은 해킹·도청 음모를 꾸민 혐의로 체포된 뉴스오브더월드의 전 부편집장 닐 월리스를 런던경찰청의 미디어 담당 컨설턴트로 채용한 것과 관련,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월리스 채용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그의 해킹·도청 연관 사실도 몰랐다”면서 “나는 어떤 부적절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런던경찰청은 지난 2006년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도청 사건을 수사할 당시 1만1000여쪽 분량의 해킹 관련 기록을 확보하고도 방치한 사실 등이 드러난 데 이어 스티븐슨 청장마저 물러남에 따라 위기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사임한 브룩스를 이날 체포했다.
브룩스의 대변인인 데이비드 윌슨은 “브룩스가 경찰과 사전에 합의한 일정에 따라 경찰서에 출두해 곧바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10번째 인사인 브룩스는 지금까지 체포된 뉴스오브더월드 관계자 중 최고위급이며 뉴스인터내셔널의 소유주인 머독의 총애를 받는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