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대만 스마트폰업체 HTC와의 특허분쟁 전초전에서 승리하면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특허분쟁 업체와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합의할 경우 막대한 추가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해 지적재산권 침해혐의로 HTC를 고소했던 건에 대해 HTC가 애플 특허 2건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예비심사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HTC가 자사 특허 10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ITC는 그 중 제품 간 데이터 전송 기술과 컴퓨터 화면을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작동시키는 기술 2건에 대해 애플의 주장을 인정했다.
ITC는 비록 2건의 특허 침해 밖에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 기술들은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에서 널리 쓰이는 기술이어서 삼성과 모토로라 등 다른 기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ITC가 최종판결에서도 지금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HTC의 일부 제품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금지 조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이번 판결에 따라 삼성 등 다른 기기업체에 대해서도 특허분쟁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애플과의 특허분쟁에서 패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HTC 주가는 지난주 대만증시에서 6.5% 급락했다.
HTC는 애플과의 분쟁에서 패소하자 추가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며 ITC에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비욘드자산관리의 마이클 온 사장은 “HTC가 애플이 제기했던 총 10건의 특허침해 사안 가운데 8건에 대해서는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 HTC로서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면서 “HTC는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특허분쟁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HTC가 안드로이드폰 판매 대수 1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할 경우 HTC의 이익률은 1.0~1.4%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앞서 노키아는 애플과의 수년 간의 특허분쟁에서 승리하면서 수억달러의 특허 이용료와 함께 별도의 로열티 수입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