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기 불안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돈이 몰리면서 이른바 ‘골드러시‘ 시대가 재현되고 있다.
국제 금 값은 18일(현지시간) 지난 주말보다 12.30달러(0.8%) 오른 온스당 1602.40달러로 사상 처음 1600달러를 돌파했다.
금 값은 이로써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석유재벌 넬슨·윌리엄 헌트 형제가 사재기로 상품시장을 뒤흔든 지난 1980년 1월 이후 30년만에 최장기 랠리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금 값이 오는 2014년 온스당 2000달러를 찍은 뒤 2020년에는 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 값은 미국의 국가 채무한도 증액 협상의 난항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고조된 영향을 받고 있다.
미쓰비시의 매튜 터너 귀금속 투자 전략가는 “만일 미국이나 유럽의 디폴트(채무불이행)나 3차 양적완화 중 하나라도 실제로 발생한다면 금 값은 더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는 오는 21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1일 긴급 회동을 갖고 그리스 사태의 해법을 모색한다.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안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유럽 경제는 전면적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특히 19일과 21일 국채 입찰을 앞둔 스페인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구제금융의 다음 타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
스페인 국채시장에서 18일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345%로 유로존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 국채 입찰 실패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펀드운용기관 뱅가드의 제프리 몰리터 유럽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로존 국가의 디폴트 사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으로선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스위스프랑과 독일 국채(분트)도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위스프랑은 18일 유로에 대해 1.1397스위스프랑으로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독일 국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익률은 2.66%로 8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