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 실사를 앞두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STX와 SK텔레콤이 실사 준비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자문 파트너 선정을 마무리짓고 테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실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입찰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이미 인수 자금을 일부 마련했거나 향후 자금 조달 계획을 최종 점검하는 등 인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STX는 이번 실사를 위한 자문파트너로 법무법인 율촌을 선정했다. 또 오는 25일부터 6주간 진행될 하이닉스 실사에 동원될 임직원 20여 명을 뽑았으며 자문파트너와 회계법인 직원들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STX는 특히 실사에서 하이닉스의 향후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눈여겨볼 계획이다. STX는 하이닉스 인수에 2조-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미 인수 자금 일부를 확보했으며 추가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다듬고 있다.
STX는 최근 STX유럽(구 아커야즈)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인 STX OSV 보유 지분 18.27%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 약 25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확보한 상태다. 또 중동지역의 국부펀드를 파트너로 삼고 자회사인 STX에너지, STX중공업을 상장시킨 뒤 지분을 매각하거나 우량 자산을 팔아 인수 자금을 추가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당초 18일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를 시작하고 이달 말 본입찰 안내서를 받아 분석한 뒤 본입찰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채권단이 매각 일정을 1주일 연기해서 SK텔레콤은 시간 여유를 두고 신중히 하이닉스 인수의 손익을 꼼꼼히 따져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25일부터 6주 동안 실사를 벌이고 9월 초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하며, 메모리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수년간 인수를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사 등을 통해 하이닉스가 SK텔레콤의 통신 사업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하이닉스의 반도체 산업 자체가 SK의 미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