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자녀를 둔 고교 교사들이 지난 4년 동안 출제 및 검토위원에 포함된데 이어 수능출제위원과 관리요원들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평가원장이 준 격려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EBS는 방송교재 값을 비싸게 매겨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감사원의 평가원과 EBS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과정평가원 국장 등 직원 5명이 2006년 부터 지난해 까지 교과부 장관이나 평가원장이 수능 출제위원 등을 위해 지급한 격려금 8000만원을 간담회 물품 구매에 사용한 것처럼 꾸며 횡령했다. 5년간 이어진 횡령에 수능 출제관리부장 2명이 연루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 평가원측에 해임·파면할 것을 통보했다.
2008년 부터 올 2월까지 평가원 원장을 지냈던 김모씨는 편법으로 수당 478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원장은 연봉 1억300여만원 외에 이사회 승인 없이 규정을 고쳐 수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의수능이나 교사 임용시험 출제위원들에게 주는‘격리 및 위험수당’을 받는 방법을 썼다.
지난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자꾸 부러지는 바람에 수험생들에게 불편을 겼었던‘불량 수능 샤프’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구입한 값싼 중국산이었고, 수능모의평가 문제지에도 값싸고 질이 떨어지는 팬브라이트 종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량샤프심’의 경우 평가원 실장급 Y씨가 규정을 어기고 중국산 제품을 구매했다. Y씨는 계약을 맺은 시험지 인쇄업체에 “가족 납골묘를 조성하려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1300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다. 수능 문제지의 경우 A실장은 이 인쇄업체 C사와 수능모의평가 문제지 인쇄계약중 저가의 팬브라이트 종이를 사용한 사실을 알고도 ‘앞으로 팬브라이트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
교과부가 EBS-수능 70% 연계를 발표하면서 교재 판매량이 급증한 EBS는 수능 교재값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수능 교재 320종류의 정가를 산정할 때 총 55억원을 과다 책정했다. 공공재원 부족분을 원가에 과다 반영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수능 교재 가격을 5%가량 높인 것. 올해 교재도 74억원가량 비싸게 정가를 매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아울러 EBS 전산장비 담당 직원 K씨는 20여 차례 해외 골프 접대를 받고 업체에 계약정보를 알려주다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K씨가 27차례에 걸쳐 전산장비 공급업체 관계자들에게 중국·필리핀 등 해외 골프여행 접대를 받고 계약정보를 누설하는 등 업체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다.
한편 한국교총은 “응시생의 학부모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수능의 공신력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현재 수능시스템을 문제은행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