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마제국 붕괴서 해법 찾는다

입력 2011-07-20 10:53 수정 2011-07-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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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요사장단 회의서 ‘로마제국은 왜 멸망했는가’ 주제로 강의들어

삼성그룹이 로마제국 붕괴에서 위기의 해법을 찾는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20일 오전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 앞서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를 초청, ‘로마제국은 왜 멸망했는가’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윤리경영과 품질경영을 잇달아 선포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강의는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불거진 품질 불량과 내부부정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조직과 1등 기업이라는 자만심이 겹쳐 나타난 결과라는 지적이 그룹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약 1500년전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로마는 과도한 정복욕과 최고 민족이라는 자만심, 그리고 도덕적 타락 등이 겹치면서 결국 멸망의 길을 걸었다.

김상근 교수의 이날 강연도 ‘삼성도 1등이라고 품질에서 자만하거나 부정부패가 만연할 경우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였던 낸드플래시에서 2위 도시바에 턱밑까지 추격당했고, 휴대폰에서는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신제품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 오작동, 옴니아폰2 품질 논란, 삼성테크윈의 산업용 공기압축기 리콜 등 품질악재도 일어났다. 최근에는 삼성테크윈에서 부정부패 문제로 오창석 사장이 물러나는 일도 벌어졌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 “1등이라고 자만하면 10년 내 삼성 제품이 다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삼성의 이같은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위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삼성 사장단은 강의를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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