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中企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입력 2011-07-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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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효과가 있을 것 같았는데 환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출비중이 높지 않아서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이 약간 줄어들 것 같습니다.”유럽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A 중소기업 임원의 얘기다.

# 전자 부품에 주력하는 B기업은 전체 생산량의 87% 가량을 수출한다. “올해 수출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이익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달러로 거래하는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화 대출을 줄이고 달러 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달러 부채를 늘려서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1100원대에서 유지됐으면 좋겠습니다.” B사 임원의 하소연이다.

지난 7월8일 환율이 연중 최저가인 1050원대를 기록하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아우성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 추세로 인해 수출 중소기업 85.1%가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 중소기업이 원하는 적정 환율은 1달러 당 1118.6원 정도다. 하지만 매매기준 환율은 적정 환율 이하로 거래되고 있어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수출중소기업 29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85.1%가 ‘환율하락이 채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수출 중소기업이 희망하는 최소한의 채산성 유지를 위한 적정 환율은 1달러당 1118.6원으로 조사됐다. 중국 위안화는 1위안 당 164.1원, 유럽은 1유로당 1531.1원, 일본은 100엔당 12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21일 현재 매매기준율 환율은 1달러 당 1055.3원으로 수출기업이 희망하는 적정 환율보다 낮다. 중국과 유럽도 각각 1위안 당 163.3원, 1유로당 1505.6원으로 적정 환율보다 낮았으며 일본은 100엔 당 1338.5원으로 아직은 견딜만하다.

응답업체 중 69.5%는 최근 환율하락으로 인해 ‘수출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더욱이 12.2%는 ‘적자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해 환율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부 기업은 기존 거래선과 수출을 포기(4.1%)하거나 신규 오더를 포기(1.7%) 하기도 했다.

수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조사 기업 가운데 31.2%가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손꼽았다. 이와 함께 △원자재 수급 및 가격변동(25.1%) △세계경제 침체 및 경기둔화(13.6%) △해외시장 판로개척(13.4%) 등을 들었다.

수출 기업은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겪으면서 원자재 수급 및 가격변동으로 어려움을 토로한 것. 이는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원자재 부담은 가중되는 ‘딜레마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수출 중소기업 중 37.3%는 환율하락에 따로 대비책을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위험에 대비하는 62.7%의 기업들은 △대금결제일 조정(12.4%) △결제통화 다변화(11.6%) △결제통화 보유(11.1%) 등의 방법으로 환변동에 대비했다.

적극적으로 환리스크에 대비하는 업체는 18.7%였다. 이들 기업은 환변동보험을 이용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 또는 파생상품을 이용했다.

조사 업체 가운데 70.7%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환율을 조정해 주길 희망했다. 정부가 노력해야 할 사항으로 응답업체의 34.1%는 ‘안정적 환율운용’을 꼽았다. 이어 △해외판로개척 및 해외마케팅 지원(22.4%) △수출금융 지원(20.3%) △원자재 수급(9.8%) 순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면 기업들의 어려움이 줄겠지만 중소기업 가운데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이 많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은 최근 환율 하락 변동폭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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