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공익 신탁제도'와 '법인 기부금 100% 소득공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게획이다. 하지만 기여입학제에 대한 반대 입장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1일 오후 6시30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16개 사립대ㆍ국립대 총동창(동문)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등록금 부담 경감을 비롯한 주요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다수의 동창회장들은 학교를 통해 직접 기부할 때 뿐 아니라 동문회 재단이나 장학회를 통해 기부하는 기부금에도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이 장관은 "현재 모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 대학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공익 신탁 제도, 개인 소액 기부금 세액공제, 법인의 대학 기부에 대한 100% 소득공제 등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재산을 신탁기관에 맡기면 생전에 연금을 지급하고 후에 남은 금액을 대학에 자동 기부하도록 하는 공익 신탁제도는 우리나라엔 없는 제도지만 해외에선 활성화돼 있다. 적극 도입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이어 강원대 이돈섭 동창회장(촛불장학회, 강원학사 이사장), 성균관대 류덕희 회장(경동제약㈜ 대표이사), 숙명여대 유지영 회장(㈜유아림 대표이사) 등 몇몇 사립대 동창회장들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여입학제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남대 최상준 동창회장(㈜남화토건 대표이사)은 "(기여입학제가)국민들이 많은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외국의 경우 기여입학제를 하는 데가 많다. 이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기여입학제는 소수로 제한적인 역할을 한다"며 "근본적으로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 원칙이지 입학과 연계하는 것은 국민들이 공정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직은 시기상조다"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강원대 이돈섭 회장은 수도권보다 지방대학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수도권 국립대와 지방국립대를 똑같은 위치에서 일률적으로 지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자금 대출이자 역시 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북대 김주섭 회장은 "대학에 대해 구조조정 할때 사립대에는 강제적 관여가 어려워 국립대부터 인원감축을 단행하는데 이때문에 국립대 관계자들이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국립대는 학비가 저렴해 지방에서 가난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들어온다. 구조조정을 할 때도 국립대학의 이런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밖에도 간담회에서 △사교육에 대한 근복적 해결 △독일 싱가포르 등 외국의 교육정책 검토 △마이스터고ㆍ특성화고교 △유아교육지원 등 여러문제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