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힘

입력 2011-07-22 09:56 수정 2011-07-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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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주목하는 한국지멘스 첫 한국인 CEO 김종갑 회장, KJ프리텍 인수한 이기태 전 삼성 부회장

CEO는 브랜드다. 기업의 얼굴이자 힘이다. 포춘, 포브스 등 경영 관련 잡지에는 기업 로고 대신 CEO의 얼굴이 표지를 장식한다.

지난해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건강 문제로 6개월 동안 병가를 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애플 주가는 8% 이상 추락했다. 애플 브랜드 가치의 절반 이상이 스티브 잡스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가 안철수라는 브랜드 가치로 인해 주식 공개가치가 몇배 더 높게 평가됐다는 사실도 CEO의 힘을 보여주는 중요한 일화다.

재계와 시장은 하이닉스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회사의 재기 발판을 다진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겸 대표이사, 휴대폰 부품회사인 KJ프리텍의 대주주가 된 애니콜 신화 주역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차관, 하이닉스반도체 사장과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김종갑 씨가 한국지멘스 회장 겸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그는 한국지멘스의 국내 진출 60년 사상 첫 한국인 대표가 됐다.

김 회장은 지난 21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멘스를 향후 5년 안에 2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로 국내 12개 사업부가 각각 발전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올해 초 1800명 수준 한국법인 인력을 연말까지 20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고용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회사의 색채도 벗겨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멘스하면 그동안 독일회사 이미지가 강했지만 한국지멘스는 국내에서 생산과 고용을 확대해 진정한 한국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7차례에 걸친 인터뷰 끝에 김 회장을 첫 한국인 대표로 앉힌 지멘스 본사도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김 회장은 “지멘스를 비롯한 유럽기업은 투명하고 완벽한 절차 등을 갖췄지만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며 “현지사정을 잘 아는 CEO를 통해 빠르게 대응 할 수 있는 장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많은 것을 이뤄낸 CEO 김종갑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한국지멘스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 휴대폰부품회사도 ‘애니콜 신화’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효과를 제대로 보고있다.

KJ프리텍은 지난 20일 이기태 전 부회장에게 4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이 전 부회장이 확보하는 KJ프리텍 주식은 200만주로 지분율은 25%에 달한다. 주금 41억원 납입을 완료하면 이 전 부회장은 KJ프리텍의 최고주주가 된다. 이는 창업주인 홍준기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20.5%) 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기태 효과로 KJ프리텍 주가는 22일 오전 9시30분 가격제한폭인 348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KJ프리텍은 액정표시장치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을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와 일본 샤프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이 전 부회장이 경영에 나설 경우 고객사 확대는 물론 비즈니스 전반에 새로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관심이 집중되자 이 전 부회장은 최대주주로서 고문 역할은 하겠지만 경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경영 복귀는 시간문제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이“필요하다면 조언은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퇴직 후 연세대 인천 국제캠퍼스 글로벌융합학부의 IT융합 전공을 이끄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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