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가ㆍ대기업, 디폴트 비상 대비책 고심

입력 2011-07-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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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비중 상향, 채무 감축…헤징에도 초점

백악관과 미 의회의 채무 상한 조정 협상이 난항을 보임에 따라 월가와 미국 대기업이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달 2일(이하 현지시각)의 시한 내에 끝내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최고 등급이 강등될 것임을 거듭 경고해온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도 월가의 대형 펀드매니저들과 잇따라 접촉해 유사시 금융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18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해온 피프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케이스 위츠 투자책임자(CIO)는 불투명성과 관련해 방어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지난 4월 2%에 불과하던 현금 비중을 현재 10% 수준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뉴욕 소재 글로벌 금리 전략 책임자 짐 캐런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때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금융시장이 무너졌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비상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8월 2일 비상사태(미국의 디폴트 시작)가 터질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케이스 셔린 재무책임자(CFO)도 지난 3년 사이 채무를 줄이면서 현금 비중을 높여왔다면서 3년 전 현금이 160억달러, 단기 채무가 900억달러였던 것을 현금 910억달러, 단기 채무 400억달러로 크게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셔린은 “미국과 유럽의 채무 위기 때문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해 회사 유동성을 크게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온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심각한 외부 충격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일부로 해석하라고 덧붙였다.

캐터필라의 에드 랩 CFO는 “채무 위기로 고객 신뢰에 영향이 있을 것임을 더 걱정한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이미 차입원을 대폭 다양화했으며 현금 흐름도 견고해 유사시에도 크게 충격받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월가 투자자의 경우 유사시 달러와 미 주식 및 국채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헤징(위험 분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80억달러의 통화 헤지펀드 FX 콘셉트의 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채무 위기로 인해 금값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온스당 지난 주말 기록적인 1600달러를 초과한 것이 향후 2-3개월 더 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사시 금융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소통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S&P의 존 챔버스 회장은 월가 주요 펀드 매니저 및 연기금과 접촉해 미국의 등급이 강등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최근 ‘로드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상에는 지난 6월20일 현재 78억7000만달러 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한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 등급 강등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지급 문제가 수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당 업계가 그 자금을 준비하는데도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과 연준 금고인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도 지난 22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만나 유사시 대책을 협의했다.

이와 관련해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지난 20일 연준이 디폴트 대비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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