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의회간 부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는 당초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까지 연방정부 채무상한 증액 협상을 타결짓는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패했다.
백악관과 민주·공화당 지도부는 다음달 2일 마감시한을 앞두고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디폴트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채무상한 증액 방식,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지출삭감 및 세수증대 방안과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당장 도래할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임시방편의 단기 처방책으로 일부 상한을 증액한 후 내년에 다시 상한을 증액하는 ‘2단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정치 논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 견해를 표명하며 대규모 ‘빅딜’을 촉구하는 입장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회는 내년 11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 이후까지 최소한 18개월간 디폴트의 위협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국채 상한 증액 방법론에 대해 대규모 지출감축과 세제 개혁이 포함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채무상한 증액의 시한이 오는 2013년까지 설정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벼랑 끝 협상’ 국면에 돌입해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시적 성장 둔화 상태인 ‘소프트 패치’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소프트 패치가 예상보다 꽤 길어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요소들이 이런 둔화의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으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통신이 실물경제학자 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 중간치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으로 1.8%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의 1.9% 증가에 비해 0.1%포인트 둔화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오는 29일 2분기 GDP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