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 협의를 위해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는 통일부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남측이 민간 기업인을 데리고 오는 조건에서 당국 실무회담을 개최하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어 "만약 남측이 기업인을 데리고 오지 않거나 재산정리를 위한 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에 당국 실무회담을 이용하려 한다면 당국회담은 필요 없으며 금강산지구 남측 부동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호히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측이 협력적 태도로 나와 재산 정리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게 되는 경우 당국 실무회담도 열고 금강산 관광 문제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통일부의 당국간 회담 제안에 기업인 동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남측 재산 정리를 통해 우리 기업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폐지한 특구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북한이 '선(先) 재산정리, 후(後) 당국 실무회담'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29일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개최도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여전히 자신들의 특구법에 따라 일방적인 재산 정리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치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가 제안한 실무회담도 29일 열리지 못하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통일부는 전날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된 당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29일 개최할 것을 북한에 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