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불법 고공농성 노동자의 퇴거를 조건으로 조남호 회장이 출석하는 국회 청문회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측이 김진숙씨 등 고공농성 중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퇴거 조치를 관철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청문회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숙씨는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 한진중공업 노동자 대량 해고에 항의하며 200일 넘게 35m 높이 크레인에서 불법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 의장은 “현재 불법노동자들에 대한 퇴거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강제집행을 해야 할 형편”이라며 “불법 판결을 받은 만큼 야당도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문제의 본질은 노사 자율 해결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회 내 교섭단체인 민주당에서도 ‘희망버스’에 동승하는 등 불법 점거 농성을 부추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 측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을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킬 방안에 대해선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청문회를 불출석하면 법에 의해 처벌받도록 돼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조 회장의 출석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열었으나 조 회장과 한나라당 청문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에 민주당 등 야4당에선 청문회 재개를 요구해왔다.